노동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임금항목을 최대한 넓히려 하고 있고 사용자 측은 되도록 그 범위를 줄임으로써 임금인상 부담을 줄이려고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통상임금을 둘러싼 소송 및 파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노사 간 합의 시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임금은 강행 규정
9월 3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 상당수는 통상임금 범위에 대해 단체협약 등을 새로 체결하거나 취업규칙을 개정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는 임금항목을 줄이는 방식으로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통상임금 범위에 관한 노사 합의의 법적 효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으로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질상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 간에 합의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는 뜻이다.
노사협상 때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은 과거 3년치 중 일부만을 지급하거나 대법원 판결 이후 발생분에 대해서만 새로 계산한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경우도 노사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미 발생한 연장근로수당 등은 이미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채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 근로자에게 그 처분권이 있어 노동조합이 이를 일부 기간에 대해서만 지급받는 것으로 회사와 합의한다 해도 그 효력이 바로 개별 근로자들에게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성기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노사합의에도 불구하고 개별 근로자들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추가수당 지급기간에 대해 노사합의를 할 때 노조로 하여금 개별 조합원들의 위임장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업규칙 개정 동의 필요
대법원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임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일부 기업은 지급일에 재직 중인 직원에게만 상여금이나 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회사 취업규칙을 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당초 지급일 이전에 퇴사한 직원에게도 일할계산 등을 통해 상여금이나 수당 등을 지급하던 것을, 중도퇴직한 직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노조,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서 해당 취업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이러한 동의를 받지 않으면 개정된 취업규칙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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