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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지주회사 전환 바람타고.. '황태자株' 승승장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05 21:32

수정 2014.10.05 21:32

대기업 지주회사 전환 바람타고.. '황태자株' 승승장구

대기업 집단의 지주회사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오너 2세, 3세 지분율이 높은 '황태자주'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창업자가 갖고 있는 지주회사 지분 상속을 위해 '실탄(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이는 이들 기업의 가치 상승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효성ITX, 광주신세계 등 오너 2세가 대주주로 있는 주요 상장사의 주가는 연초에 비해 적게는 30%가량 많게는 세 배 이상 뛰었다.

일단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31.8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수혜주로 손꼽히며 연초 대비 34.12%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19.73%, 23.89% 하락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과정에서 지주사 역할을 할 현대모비스 인수를 통해 기업 승계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가치 상승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가치는 2조8033억원에서 3조7597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기아차와 정몽구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가치는 6조8801억원에서 5조523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벌크 사업부 등 비계열 사업 매출이 증가하고 해외 법인 실적이 개선되면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이슈가 지속되는 한 주가 상승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형제 간 경쟁이 벌어지는 효성의 지분은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10.40%, 10.0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섬유.정보통신 PG장을 맡고 있는 조현준 사장이 효성 ITX의 지분 37.63%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핵심주로 손꼽힌다.

효성 ITX의 주가가 연초 5800원에서 지난 2일 1만8500원까지 3배 이상 상승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의 지분 가치도 252억원에서 798억원으로 뛰었다. 특히 정보기술(IT) 기업 특성상 그룹 내 시스템 관리를 담당하면서 계열사로부터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가 그룹의 두 축을 담당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52.1% 지분을 가지고 있는 광주신세계가 승계 과정의 핵심이라는 관측이다. 광주신세계의 주가가 연초 대비 26.53% 오르면서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2104억원에서 2662억원으로 증가했다.

SPC그룹과 화승그룹도 오너 2세의 지분이 높은 삼립식품과 화승R&A 등이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SPC그룹은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너 3세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와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가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식품 지분을 각각 11.47%, 11.44%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들어 삼립식품의 주가는 135.49% 상승했다.

'화승R&A-화승-화승T&C'로 이어지는 화승 그룹의 순환출자 구도에서 현지호 총괄부회장이 화승R&A 지분을 사모으면서 관심이 모인다.
화승R&A의 주가도 연초에 비해 113.33% 상승했고 현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202억원가량 증가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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