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들이 웹페이지를 방문하거나 검색한 검색어 등 '비식별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배너광고를 달아주는 '리타기팅(Re-Targeting) 광고'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비식별 개인정보가 사용자 본인도 모른 채 광고에 이용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가 해당 정보의 사용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해서다. 맞춤형 광고가 모바일 등 정보기술(IT) 시장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부각되면서 비식별 개인정보에 대한 적절한 활용지침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타기팅 광고 사용 여부에 대한 고지나 거부권을 정부에서 조사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개인정보 문제와 관련해 심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사생활 침해 우려
정 의원은 "배너 광고에 비식별 개인정보가 활용돼 해당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온가족이 하나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청소년들이 부적절한 광고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한 리타기팅 광고는 정보통신망법상 규제의 대상은 아니다. 다만 해당 광고 특성상 개인식별 가능성이나 개인정보 축적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 오남용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온라인 광고의 긍정적 효과와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할 수 있어 관련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언급된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뉴스피드 내에 사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와 관련된 상품을 노출하는 '페이스북 익스체인지(FBX)'라는 리타기팅 광고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 익스체인지'는 매년 15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리타기팅 광고는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 접속기록이나 관심분야, 구매내역 등과 같이 개인을 특정하지는 않아도 개인의 관심사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한다.
■국내기업 역차별 걱정도
페이스북 외에도 구글 또한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해 구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GDN)로 국내에서만 약 10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선 온라인 행태정보의 수집, 이용, 공개를 규제하는 법안 초안이 작성된데 이어 미 공정거래위원회는 세 차례에 걸쳐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등 해외에서도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리타기팅 광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발달에 맞춰 광고기법도 진화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국내 사업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비식별 개인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늦어지면 시장 진입이 자유로운 해외 사업자들에게 시장을 내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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