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사이버 감청에 발 묶인 네이버-카톡, 신규서비스 지연?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6 13:55

수정 2014.10.27 10:21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총성없는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가운데,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사이버 감청 이슈에 발이 묶여 신규 서비스 일정 지연, 신뢰도 저하 등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27일 열리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 네이버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밴드(BAND)를 운영하는 캠프모바일 이람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외에도 다음카카오, SK플래닛 등 ICT 기업 실무진이 참고인으로 참석하면서 사이버 감청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들어 주요 업체들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사업 확대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사이버 감청 논란으로 인한 신규 서비스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통합법인으로써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을 외쳤던 다음카카오와 글로벌 진출을 노렸던 네이버 밴드는 이번 국감에서 감청 이슈에 휩싸여 신규 서비스 보다 보안에 신경써야 하는 처지가 됐다.

모바일 메신저 대표기업 카카오와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1일 다음카카오로 통합하면서 개인별 생활맞춤형 검색 추천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던 다음카카오는 앞서 간편결제서비스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쇼핑 어플리케이션(앱) 카카오픽, 중소사업자와 고객 연결 마케팅 서비스인 옐로아이디 등을 선보였다.
네이버 밴드도 해외로 보폭을 넓히려던 상황이었다.

일단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밴드 측은 예정대로 새로운 사업은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선 신규 사업 추진 속도가 다소 더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서비스는 당초 계획대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모든 기술인력이 사용자 개인정보보호 강화와 감청 대비 기술에 몰려 있어 신규 서비스 개발과 출시 여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일부 서비스들은 출시 시기를 늦추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 우려되는 대목은 프라이버시(사생활) 강화에 따른 편의성 저하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이 편리한 서비스와, 보안성 간의 관계에서 보안성이 강화되면 사용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어느정도의 사용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현재로선 사용성보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이슈에 혜택을 본 것은 외국 인터넷기업이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각종 규제 등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됐지만 이번 감청 논란으로 또 다시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IT 사업자들에 대한 신뢰가 저하됐다는 점이 가장 큰 손실"이라며 "외국에 서버둔 해외 메신저 업체들의 경우 국내 수사당국의 수사 협조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사업상 다소 과도한 영향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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