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제목은 '관계항-대화'다. 어딘지 좀 낯익다. 맞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이우환(78)의 대표작과 제목이 같다. 이우환은 지난 6월 프랑스 베르사유궁에서 열린 대규모 초대전에서도 돌과 철판을 무심하게 배치한 동명의 설치작품을 내놓은 바 있다. 둥그런 통나무 위에 서로 다른 색깔의 유리 조각 덩어리를 무심하게 올려놓은 최정화(53)의 '관계항-대화'는 결국 이우환에 대한 오마주(경배)인 셈이다.
인테리어, 건축, 영화, 무대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전방위 예술가' 최정화가 오는 11월 11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 타이틀은 '타타타(Tathata):여여(如如)하다'. 타타타는 고대 인도에서 사용했던 산스크리트어로 '있는 그대로의 것' '꼭 그러한 것'을 의미한다. 작사가 양인자의 가사에 김희갑이 곡을 붙이고 김국환이 불러 인기를 모았던 대중가요 '타타타'(1991년)도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박여숙화랑이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내세우고 있는 '관계항-대화'는 오래된 통나무와 샴페인병, 소주병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재료로 사용했다. 샴페인병과 소주병의 파편을 똘똘 뭉쳐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 뒤 반짝반짝 빛나는 이것들을 원시적인 느낌의 통나무 위에 무심하게 올려놓았다. 산산히 부서진 '죽은' 술병들의 재생(再生)이요,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절묘한 조화(調和)다.
어릴 적 즐겨 먹던 둥근 사탕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돔페리뇽과의 컬래버레이션(협업) 작품이기도 하다. 전시는 12월 12일까지. (02)549-7575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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