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2억 인도시장, 中·日에 뺏길 판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29 16:36

수정 2014.10.29 22:04

#1. 최근 인도는 수도 뉴델리와 뭄바이, 첸나이, 콜카타를 잇는 고속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도 전역을 잇는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의 주인공은 바로 중국과 일본. 고속철 사업은 수주 규모도 크지만 유지·관리, 운영 시스템 등에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양국 정부는 서둘러 인도와 정상회담을 하는 등 고속철 사업 지원사격에 나섰다.

#2. 포스코는 2005년 인도 오디샤주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했지만 개발권 분쟁과 지역주민 반발로 9년째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인도를 국빈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만모한 싱 전 총리로부터 "오디샤주 제철소 건설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답을 받았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이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Make in India(인도에서 만들어라)'로 대표되는 '모디노믹스'로 인도 경제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정부가 시장 선점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에 비해 한국 정부는 한국·인도 포괄적경제협정(CEPA)의 불공평한 항목조차 시정하지 않는 등 소극적 태도로 일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인도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인도를 방문한 것은 지난 1월 박근혜 대통령과 싱 전 총리의 회담이 마지막이다. 당시 한국의 인도 진출을 위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4개월 뒤 싱 전 총리와는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인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에 당선되며 의미가 퇴색됐다는 분석이 많다.

29일 KOTRA·무역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디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인도는 무역적자가 줄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은 5.7%이며 경상수지 적자는 작년의 3분의 1 수준인 78억달러에 그쳤다.

지난 23일 인도의 종합주가지수인 센섹스는 연초 대비 27% 증가한 2만7319.85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5.4%에서 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9%에서 5.7%로 상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내년 성장률을 기존 6.0%에서 6.3%로 상향 조정했다.

이처럼 인도의 시장성이 입증되자 중국과 일본은 발 빠르게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파격 투자를 선언하는 등 유대감 강화 전략에 돌입했다.

일본은 지난 8월 모디 총리를 일본에 초청해 5년간 3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구자라트주, 마하라슈트라주, 우타르프라데시주, 마디아프라데시주에 일본 기업 전용공단을 조성키로 했다. 일본은 또 신재생에너지 개발, 친환경 화력발전소 건설 등을 공동 추진하고 수륙양용기 US-2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일본의 적극적인 공세에 모디 총리는 일본의 인도 진출을 돕기 위한 특별조직 '재팬 플러스'를 출범시키고 일본의 인도 직접투자를 2배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일본 민간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소프트뱅크는 인도에 100억달러(약 10조50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