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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조기교육, 10대 아이 근시의 원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30 10:29

수정 2014.10.30 10:29

스마트폰과 조기교육, 10대 아이 근시의 원인

스마트폰과 조기교육이 10대 아이들의 근시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안과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년~2012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2~18세 근시 유병률 및 고도 근시 유병률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고 30일 밝혔다.

■10대 근시, 4배 이상 높아

12~18세 청소년의 전체 근시 유병율(-0.75 디옵터 이상)은 80.4%였으며, 그 중에서도 실명을 유발 할 수 있는 고도 근시 유병률(-6 디옵터 이상)은 12% 달했다. 이는 60대 노인의 근시 유병률 18.5%보다 4.35배 높고, 고도 근시 유병률 1.5%보다 7.8배 높은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 근시 환자의 약 70%가 중등도, 고도 근시 환자라는 점이다.

주목할 점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은 8~15% 내외였지만 1980년대에는 23%, 1990년대에는 38%, 2000년대에는 46.2%에 이르는 등 40년 전에 비해 초등학생 근시 유병률은 약 5.8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시력도 과거에 비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데, 교육부에서 학생들의 초등학교 입학 후 3년마다 실시하는 학교건강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양안 중 어느 한쪽이라도 맨눈 시력이 0.7 이하인 학생 비율이 초등학교 1학년 25.7%, 4학년 54%, 중학교 1학년 66.7%, 고등학교 1학년 71.6%로 과거보다 시력이상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대한안과학회 김만수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안과)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근시를 안경 쓰면 해결된다는 인식이 강한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근시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근시는 향후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는 안과 질환 환자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의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싱가포르는 30분 공부한 후 5분간 눈의 쉬게 하자는 취지의 '비전 캠페인'을 전개해 성공을 거둔바 있으며, 일본은 시력 보호 프로그램을 체육 정규 교육에 포함시켜 시력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근시 왜 생기나

근시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학회는 최근 10대 근시 유병률이 급증한 것은 생활 및 학습 환경 변화에 따른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들은 하루 인터넷은 1시간, 스마트폰은 2.6시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안과학회에서 권장하고 있는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단 7.7%에 불과했다.

디지털 기기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영유아 시기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따라 10년 후 우리나라 청소년 근시 유병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유아의 스마트폰 최초 이용시기는 만 2.27세로 만 3세가 되기 전에 이미 노출되고 있다.
대부분 하루 10~40분 정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1시간 이상 사용하는 영유아도 9.5%다.

대한안과학회 진희승 기획이사(인하대병원 안과)는 "근시는 수술이나 약물 치료로 좋아지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며 "일반적인 단순 근시는 18~20세가 되면 진행이 멈추기 때문에, 10대 시절의 근시 예방과 관리가 평생의 시력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안과학회는 '제 44회 눈의 날'을 맞아 청소년 근시 예방에 앞장서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청소년 근시 예방 권고안'을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조기교육, 10대 아이 근시의 원인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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