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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좁아진 취업문.. 졸업이 두려운 졸업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0.30 10:49

수정 2014.10.30 17:03

더 좁아진 취업문.. 졸업이 두려운 졸업반

하반기 취업시즌이 클라이막스를 지나는 가운데 대학 졸업반은 한마디로 패닉상태다. 수십장의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를 썼지만 서류전형 통과는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할 뿐이고 그나마 합격하더라도 인적성이라는 험난한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채용문을 좁히면서 꼭 필요한 인재만 뽑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취업의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채용규모 확 줄어

30일 취업사이트와 인터넷 취업카페에는 서류전형과 면접에 탈락한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허탈한 게시글이 잇따른다. 화려한 스펙을 쌓고도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푸념들이다.

비상경계열의 문과를 전공하고 있다는 한 대학 4학년생은 "서류전형에서 30전27패를 당했다"면서 "문과를 나왔다는 게 이렇게 핸디캡이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취업 전문가들은 이제 화려한 스펙이 어필하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한다.

사람인 관계자는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면서 "요즘 기업들은 스펙을 기본적인 요건으로 보고 실제 업무수행 능력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특히 어떠한 상황을 주고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평가하는 상황면접을 도입하는 등 면접이 훨씬 까다로워졌다는 분석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인적성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세이 전형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예전에는 기업들이 그물을 던져 걸리는 사람을 뽑는 그물형 채용이었다면 지금은 필요한 인재를 콕 집어서 뽑는 작살형 채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문과 지옥?… '전화기'도 불안"

꼭 필요한 분야의 맞춤 신입사원을 뽑는 '작살형 채용'의 가장 큰 희생자는 문과 비상경계열 전공자들이다. 경기 부진속에 기업들이 문과 전공자들의 주요 취업부서인 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채용을 줄이자 갈 곳이 없어진 것.

상경계열 역시 마찬가지다. 상경계열 전공자들의 주 취업처였던 금융권이 올해 상반기까지 채용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은행권을 제외한 보험, 증권 등은 여전히 기회가 많지 않다. 결국 문과 전공자들이 이과 전공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관련 전공을 이수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취업 깡패'라는 말까지 나왔던 일명 '전화기(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전공자들도 예전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서류전형까지는 승률이 높지만 전체적인 채용 규모가 줄어들며 중견기업조차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취준생들의 설명.

사람인 관계자는 "대기업 채용이 줄어들며 예전 같으면 취업이 가능했던 취준생들이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결국 자신의 눈높이를 더 낮춰야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지원자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도 많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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