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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타결] 알리바바·텐센트 등 IT 공룡 한국으로 몰려올듯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0 15:46

수정 2014.11.10 17:15

[한·중 FTA 타결] 알리바바·텐센트 등 IT 공룡 한국으로 몰려올듯

"중국으로 진출한다기보다 한국으로 넘어올 것들이 더 크다."

10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중국이 전자상거래를 첫 개방한 데 이어 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한 중국의 개방도 본격화된다. 중국이 처음으로 전자상거래를 개방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거대자본력을 갖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인터넷기업 텐센트 등이 각각 막강한 중간통로인 플랫폼을 무기로 간편결제 등의 진출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 업체들은 힘겨운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분야는 중국 거대자본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현 시점에서 개방이 한국 업체들에 우호적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특히 저작권 강화로 중국 내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제기되지만 중국 당국의 성실한 이행 여부가 관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통신부문에 중국 현지시장 개방을 이뤘지만 중국 통신업체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통신업체가 직접 중국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자본력이 큰 걸림돌이다. 반면 중국 통신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하거나 한국 통신기업 지분 확보등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통신시장 개방에도 여전히 중국에서 제약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카카오톡과 라인 등 국내 메신저의 활동은 나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FTA 파급력 측정은 아직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업계 중심으로 이번 FTA 체결로 중국으로 진출할 기회를 얻기보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나마 한국에서조차 역차별 논란이 불거진다면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전망이 긍정적일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전자상거래 분야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우려 섞인 전망이 다소 크다.

거대 IT 공룡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알리페이, 텐페이 등 규모를 갖춘 해외 간편결제서비스로 국내에 진입하게 돼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과 관련 시장들이 잠식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튼실한 플랫폼을 무기로 모바일에서 전자상거래 외 게임과 결제 등으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사전에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수차례 방한하면서 한국 정부와 사전조율한 느낌이 짙다"면서도 "미국의 이베이도 국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에서 큰 파괴력을 보이지 않아 지켜봐야 하지만 견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게임 분야의 우려는 더욱 크다. 텐센트 등의 자본을 얻기 위한 국내 게임업계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탓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실질적으로 콘텐츠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해서 좋은 기회지만 그동안 관행으로 볼 때 FTA가 강력하게 작동하기는 쉽지가 않다"며 "2000년대 후반이면 몰라도 지금은 중국 퍼블리셔(유통사)에 종속돼 있어서 독자적으로 무엇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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