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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모바일 금융 '빅뱅' 신호탄 쏘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1 17:35

수정 2014.11.11 21:58

카톡, 모바일 금융 '빅뱅' 신호탄 쏘다

애플, 알리바바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잇따라 결제·뱅킹 사업에 진출해 성과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모바일 지갑인 뱅크월렛카카오(뱅카) 서비스가 11일 출시되면서 인터넷 결제 플랫폼이 본격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제도적인 한계와 보안기술 문제 등으로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이 제한적이었지만 이번 서비스 출시로 핀테크(Fin Tech)가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핀테크 산업 활성화 기대

아직 서비스 정착을 위해 가맹점 확대 등의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IT 기업이 송금 등 금융서비스에 나섰다는 점이 의미 있다는 평가다.

특히 IT와 결합된 온라인 금융은 글로벌 추세 속에 미래 금융업의 혁신과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카카오의 뱅카 서비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3700만여명의 카카오톡 사용자를 기반으로 뱅카 서비스를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뱅카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은행계좌 등록 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카카오톡 친구끼리 일일 최대 10만원, 총 50만원까지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구글, 페이스북, 이베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이미 단순 지급결제에서부터 송금 등 금융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어 뱅카 서비스의 활성화가 가시화될 경우 모바일 금융 플랫폼 붐이 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도 "뱅카 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가 활성화돼 추가로 나올수록 사용자들은 편리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다양한 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할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은 가맹점, 보안은 난제

그러나 카카오톡이라는 동일한 플랫폼 회원끼리만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결제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제휴업체와 결제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점도 제약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인식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정보 유출 등의 전자금융 보안사고 불안감도 장애물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뱅카 서비스의 '뱅크머니'를 활용할 수 있는 시중은행은 NH농협, 신한, 우리, SC, 하나, KB국민, 외환, 수협, 부산, 광주, 제주, 전북은행 등 13개로 IBK기업, 씨티, 경남은행과 우체국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모바일 현금카드에도 15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선애 연구원은 "이미 출시됐던 카카오페이의 경우 아직 가맹점이 많지 않고 iOS 버전도 출시되지 않았다"면서도 "뱅크월렛카카오는 송금 서비스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모바일 월렛 서비스가 한꺼번에 구현되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소비행태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은행, 유통계선 관심 고조

뱅카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함께 제기되고 있지만 주요 은행과 유통가, 결제업체들의 관심은 최고조 상태다.

은행들은 뱅카 특화통장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지원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뱅카 전용 통장 '하나월렛통장'을 출시하고 뱅카 등록만 해도 100만원 이하 잔액에 대해 연 1.0%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도 뱅카 전용 통장인 '우리뱅크월렛카카오통장'을 내놓고 이 통장을 뱅크월렛카카오 충전계좌로 지정하면 50만원 이하의 잔액에 대해 연 1%의 금리를 준다.

외환은행도 오는 17일부터 'SK텔레콤 통신비 결제통장'을 보유한 고객이 뱅카에 월 3차례 또는 5만원 이상 충전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1억3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회원을 잠재고객으로 본 은행들이 전용통장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11일부터 뱅카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용 방법은 뱅카 앱을 내려받은 뒤 기존 현금카드와 연동된 '모바일 현금카드'가 생성되면 계좌 잔액 내에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 세븐일레븐은 뱅카 서비스가 기존 현금과 카드로 양분돼 있던 편의점 결제 수단에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결제 전문기업 다날도 뱅카의 바코드 결제 인프라 등을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핀테크 사업에 나선다. 다날은 뱅카의 온라인과 모바일 결제 가맹점 영업을 비롯한 영업 인프라 제공은 물론, 뱅크머니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바코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한다.
CU,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달콤커피 등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뱅크월렛카카오의 오프라인 결제서비스를 지원하고 포털, 쇼핑몰, 프랜차이즈, 공공기관, 지자체 등 다날의 기존 제휴업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영희 성초롱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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