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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전문기자의 핀치히터] 프로야구 10구단 KT 'FA시장' 큰 손 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19 16:57

수정 2014.11.20 10:44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FA 권리 행사를 희망한 19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이들은 20일부터 7일간 원 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는다. 여기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다른 모든 구단과의 접촉이 가능해진다.

2014년 겨울을 뜨겁게 달굴 FA시장에서 태풍의 눈은 10구단 KT 위즈다. KT가 준비한 돈보따리의 크기에 따라 FA 시장의 파도 높이가 결정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FA 가운데 장원준(롯데)이나 윤성환(삼성)을 잡으면 내년 KT의 선발투수진 무게가 달라진다. 최정(SK) 또는 박용택(LG)을 보강하면 타선의 중량감이 급변한다.

이들을 붙들려면 1인당 50억원에서 100억원의 현금 다발을 준비해야 한다. KT가 9개 구단과 맞붙어 그런 무제한 베팅을 할 수 있을까? 내년부터 1군 무대에 뛰어드는 KT는 2년 전 동일한 경로를 밟은 9구단 NC와 비교된다.

NC와 견주어 볼 때 첫 발걸음은 불안하다. NC는 2012년 퓨처스리그(2군) 남부리그서 1위를 차지했다. KT는 올 시즌 북부리그서 경찰청, LG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자칫하면 내년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 누를 끼치는 X맨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이런 KT의 전력을 단숨에 보강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론 FA시장이 유일하다. 가령 윤성환과 장원준을 한꺼번에 데려오면 용병 3인방과 함께 국내 최강의 선발진 구성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최정과 박용택을 보강하면 지난 15일 계약한 앤디 마르테와 함께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중심타선을 꾸밀 수 있다. 최정과 마르테의 수비위치(3루수) 중복은 조정하면 된다.

문제는 돈이다. KT는 시가총액 8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그러나 기업의 특성상 무작정 돈을 쓸 순 없다.

KT스포츠 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KT에게서 공격적인 베팅을 기대하긴 힘들다."

또 다른 문제는 KT가 선수들의 몸값을 축소해 발표할 수 있겠냐는 것. 롯데는 지난해 11월 FA 강민호와 4년간 75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런 내용이 발표되자마자 야구계 주변에선 '턱도 없는 소리'라는 뒷말이 나돌았다. 강민호의 몸값은 당초 100억원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최소 80억원은 넘겼을 것이라는 게 중론.

총 70억원에 한화 둥지로 날아든 정근우의 경우도 마찬가지. 정근우는 원 소속 구단인 SK와 협상 마지막 날까지 70억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그러니 옵션 포함 70억원에 계약했다는 한화의 발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믿는 야구팬은 드물다.



이런 2중 부담감을 안고 KT가 올 겨울 FA시장서 깜짝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 결과에 따라 내년 시즌 프로야구 판도가 달라진다. 대찬 베팅을 하면 탈꼴찌도 가능하다.
얌전하게 나가면 유일한 약자인 1약으로 떨어질 게 뻔하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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