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상장지수증권 성공을 기대하며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3 16:49

수정 2014.11.23 16:49

[특별기고] 상장지수증권 성공을 기대하며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마땅한 대안상품을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2%대의 낮은 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대체투자처 찾기에 부심하는 등 자산운용에 경고등이 켜졌다.

모두가 혁신을 얘기하고 창의적 금융상품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창의적이고 혁신적 투자상품 공급을 담당해야 할 금융투자회사들의 역할은 매우 위축돼 있다.

투자자 또한 자산 증대에 효과적인 투자상품 기근으로 고민하는 상황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도입은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필자가 1990년대 런던에서 근무하던 시절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 금융상품으로 가득 찬 그곳의 금융시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발행자와 투자자에게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고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투자환경이 부러워 한국으로 돌아가면 의미 있는 역할을 해보리라 다짐하곤 했다.

이번 한국거래소에서 심혈을 기울여 도입한 ETN은 국내외 주식, 채권 이외에도 상품, 변동성, 전략지수, 이들을 결합한 지수 등을 바탕으로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그야말로 금융시장의 발행자와 투자자에게 서로 매력적인 요소가 매우 많은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이다. 변동지수 수익률에 의해 결정되는 실질가치를 투자자에게 만기에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따라서 발행 시 약속된 조건에 따라 확정수익률을 지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채권 등과 구별된다.

또한 펀드가 보유한 주식을 별도의 신탁재산으로 보관해 발행사 신용위험에 노출되지 않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발행사 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이란 특성이 있다.

시장 초기에는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주가지수, 채권지수, 롱숏전략지수, 바스켓지수 등을 중심으로 상품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지수, 레버리지, 인버스 구조 등 다양한 상품이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투자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상품을 본인의 투자성향과 상황에 맞게 개인 자산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발행자인 증권사의 경우 신상품 개발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상품공급자인 증권사들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중위험·중수익의 안정적 상품 공급에 역점을 두고 투자자 보호는 물론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저금리·저성장·고령화 시대에 대안투자처를 찾고 있는 투자자에게 효율적 자산관리수단을 준비해 시장에 선보이는 만큼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투자자 교육과 불완전판매 소지 제거 등에 있어 각고의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미 ETF가 지난 2002년 도입돼 자리잡고 있고 투자자에게 주요한 대안상품으로 성장한 ELS의 사례처럼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ETN이 또 다른 투자솔루션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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