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안정 통한 위기돌파' 대두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이르면 다음주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일과 5일에 각각 사장단, 임원 인사를 발표했고, 앞서 조기인사 관측도 제기된 바 있어 연말 정기인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1~2주전과는 온도차가 있다. 삼성 내에서 인사태풍설은 다소 수그러든 반면, 대규모 문책인사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실적이 악화된 정보기술(IT)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기존에는 문책인사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유임설로 180도 바뀐 게 대표적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전신인 구조조정본부(구조본)에 10여년간 몸담았던 삼성의 모 임원은 "오랜 경험상, 전방위 위기에 직면했을 때 조직을 크게 흔들기는 어렵다. 오히려 안정을 다져서 위기돌파에 주력하는 게 삼성의 경영스타일"이라며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다면 특정 계열사에 국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도 연말 삼성 인사가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조직안정에 기울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내외 변수가 경영환경에 불리하게 작용한 어려운 한해였다. 전반적으로 대기업 연말인사 키워드가 소폭인사로 기우는 것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공(功)을 더 높이 사기 때문"이라며 "삼성 역시 전반적인 인사 기조를 인적쇄신에 두면서도 문책인사는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갈이 인사, 삼성전자 정조준
다만, 예외로 둔 곳도 있다. 위기경영의 진원지인 삼성전자다. 삼성의 날카로운 메스는 인사한파가 예보된 삼성전자를 정조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61명이 임원으로 승진해 역대 최대규모의 승진잔치를 벌였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딴판으로 예상되고 있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강도높은 신상필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3·4분기에 무선 지원팀 담당임원(상무)이 퇴사했고 해당업무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임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무선사업부(IM)는 마케팅부서와 함께 연말인사를 앞두고 도마위에 오른 곳이다. 외부에서 영입한 영상전략마케팅팀 담당임원(상무)도 회사를 떠나는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유로 그만 둔 것"이라며 "발표하기 전까지 알수 없는 게 인사이고, 연말 정기인사는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