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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FA 잔혹사'.. 장원준과 협상 무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15

수정 2014.11.26 17:15

투수 최고 대우 60억원 거절.. 내년 선발진 붕괴 우려 커져
롯데 'FA 잔혹사'.. 장원준과 협상 무산


롯데의 'FA 잔혹사' 끝은 어디인가? 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인 투수 장원준(29·사진)과 롯데의 우선협상이 결국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우선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한 26일 오전까지 장원준의 응답을 기다렸으나 끝내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장원준은 말 그대로 '자유'의 몸이 되어 롯데 이외 나머지 9개 구단과도 협상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장원준을 주저앉히기 위해 모든 채널을 동원했으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24일 양측이 마지막으로 만난 자리서 롯데는 역대 투수 FA 최대 금액인 60억원(삼성 장원삼 4년)을 제시했으나 장원준의 마음을 사는 데 실패했다. 이 자리서 롯데는 최종안임을 밝히면서 26일 오전까지 연락 줄 것을 요청했다.


롯데는 최근 3년 동안 FA 시장서 연거푸 실패를 경험했다. 롯데 'FA 잔혹사'의 시작은 2012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을 붙들지 못한 롯데는 이듬해 곤욕을 치렀다. 전국에서 가장 뜨겁던 사직구장의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관중수 급감이라는 홍역을 치렀다.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 겨울 강민호에 대해선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잡아라'는 특명이 그룹 고위층으로부터 떨어졌다. 결국 평소 롯데의 행보로 미루어 상상하기 힘든 75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해 강민호를 묶어 두었다(실제 강민호에게 지급된 돈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강민호에 대한 투자는 '과지급' '중복 투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75억원을 보장받은 강민호는 올 시즌 타율 2할2푼9리, 홈런 16개, 타점 40개에 그쳤다.

롯데는 용덕한과 경찰청에서 복귀한 장성우라는 훌륭한 포수 자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민호에게 거금을 쏟아부은 이유는 선수에 대한 평가보다 윗선의 지시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엇박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 선발진에 장원준(10승9패, 평균자책점 4.59)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유먼을 떠나보내고 37세의 노장 옥스프링(10승 8패, 4.20)과 송승준(34·8승11패, 5.98)에 의지해야 하는 마운드다. 장원준마저 빠지면 선발진 붕괴 수준에 빠진다.

지난해 강민호를 붙들려고 했던 의지와 노력이면 장원준을 붙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구단은 26일 오전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하고 한 발 뒤로 빠졌다.


롯데의 이런 태도 뒤에는 2년 연속 엄청난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는 그룹 고위층의 판단과 어딘지 모르지만 장원준과 사전접촉 의혹을 받고 있는 구단의 흔들기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을 낳게 한다. 타 구단과 사전에 아무런 접촉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장원준이 60억원이라는 금액을 무시하고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지 않았을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장원준을 놓치고 나면 롯데는 CCTV 사건 못지않은 강력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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