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요금인하,‘쩐의 전쟁’벌이나

소비자 싼 요금제 찾아 현명한 소비문화 확산


'단지 통신사를 위한 법'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던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 2개월을 며칠 앞두고 당초 취지가 일정 정도 달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에서 출고가 인하, 요금 인하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보조금 경쟁으로 치닫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요금과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들도 보조금만 많이 받으면 요금에 대한 고려 없이 이동통신 회사를 선택하던 것에서 점차 한 푼이라도 요금이 싼 이동통신 회사를 선택하는 현명한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어 국내 통신 소비 패턴도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KT가 순액요금제, SK텔레콤이 요금약정 할인반환금 제도 폐지 등 요금경쟁에 불을 �인데 이어 LG U+까지 이 추세에 동참키로 하면서 통신3사가 일제히 요금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통신3사 전격 요금경쟁 벌이나

통신업계의 이번 요금제 조정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상 과점시장인 국내 통신시장에서 통신3사는 5대 3대 2라는 시장 점유율 구도 아래서 사실상 편안한 경쟁을 해 왔던게 사실이다. 번호이동 고객을 대상으로 불법보조금(리베이트)을 대량으로 뿌려가며 '돈'으로만 경쟁하던 시장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동통신 회사들이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요금인하와 차별적 요금제를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시장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돈으로 고객을 �고 뺏기는 경쟁이 아니라 요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장이 된 것 같다"며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요금제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외국의 사례를 분석하는 등 통신사 내부에서 새 경쟁체제에 대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에 단통법 효과를 절감하고 있다. 미래부 관계자는 "통신3사로부터 요금제, 이용약관 등에 대한 문의와 협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통신사들이 새로운 (요금)프로그램을 계속 내놓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제조사들의 움직임도 긍정적이다. 팬텍은 신제품인 베가팝업노트를 35만원대라는 파격적인 출고가에 내놨고 삼성전자, LG전자도 최신 플래그십 휴대폰부터 중저가 단말기까지 출고가를 잇달아 낮추고 2세대(2G)/3세대(3G) 제품까지도 다양화하는 등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유통업계도 적응 단계

단통법 실시 이전 시장에서는 많은 우려가 제기됐다. 휴대폰 유통시장이 3만7000여 유통점간 불법보조금(리베이트)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서비스와 품질로 경쟁하라는 정부 방침에 과연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겠냐는 물음표였다.

이달 초 '아이폰6 대란'으로 주춤거리는 모양새도 있었지만 정부가 강력한 대응 방침을 재차 천명하면서 이제 유통시장도 단통법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3사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한 판매점 관계자는 "과거 특정 모델에만 대폭적인 보조금이 주어졌다면 이제 다양한 모델에 일정 수준의 보조금과 지원금이 나온다"며 "고객들도 단통법과 요금제에 대해 인지하면서 번호이동, 기기변경 소비자가 단통법 이전 수준 가까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현명한 소비도 확산

소비자들도 싼 요금제 중심으로 통신 소비스를 바꿨다.

미래부 관계자는 "8만~9만원 이상의 비싼 요금제 가입이 줄고 2만5000원에서 4만5000원 내외 요금제 가입자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하는 등 비정상적인 통신과소비 현상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현명한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단통법이 시작된 10월 SK텔레콤, KT, LG U+ 등 이동통신 3사 가입자 수는 11만여명 감소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가 동시에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이동통신 회사를 떠난 소비자는 요금이 싼 알뜰폰(MVNO, 이동통신 재판매)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현재 알뜰폰 가입자 수는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7.6%를 차지해 지난 2011년 알뜰폰 서비스 본격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