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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미래인재를 양성하자] (중) 기혼女 5명 중 1명 직장 포기… '경력단절' 늘리는 육아부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6 17:39

수정 2014.11.27 11:13

워킹맘 위한 대책 필요

아이 다 키운 뒤 재취업해도 임금수준 결혼 전에 머물러 한국 여성경제활동률 17% OECD國 평균보다 7%P ↓

직장어린이집 설치 지원 등 워킹맘 맞춤 정책들 가시화





결혼과 육아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경력단절여성 증가는 고용시장뿐만 아니라 장기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지 못해 고용시장에서 이들이 퇴출되는 것은 경제에 막대한 손실이라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과제로 선정한 '경력단절여성 지원책'을 앞으로 더욱 보완해 '고용률 70% 로드맵'을 달성할 계획이다.



■출산율·경제성장률 악영향

26일 통계청이 2014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해 발표한 '경력단절여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15∼54세 기혼여성 중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213만9000명이었다. 전체 기혼여성 5명 중 1명꼴로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포기한 것이다.



경력단절여성은 육아를 하는 30대에서 제일 많았다. 30대 경력단절여성의 35.9%는 육아 때문에, 35.8%는 결혼, 25.3%는 임신.출산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여성 증가는 고용률을 떨어뜨리고 경제 전체의 잠재소득도 낮춘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경력단절여성이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경우 전체 여성의 고용률은 48.4%에서 63%까지 상승한다. 이 경우 여성의 근로소득도 276조5000억원으로 60조2000억원 증가한다. 여성이 출산.육아 및 가사 부담으로 인해 직업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잠재적 소득손실'이다.

경력단절여성은 여성 취업인구의 임금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은 임금 수준이 40~44세에 월평균 300만원 정도로 정점을 찍는다. 반면 여성의 임금곡선은 30~34세에 월 200만원으로 가장 높고, 30대 후반 이후로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경력단절에 따른 고용불이익으로 여성의 생애근로소득도 낮아진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통 고학력·전문직에서 여성의 경력단절이 심한데 복귀는 단순노무·판매직 중심으로 이뤄져 경제손실을 더욱 키우고 있다"면서 "경력단절로부터 오는 경제적 손해가 막대해 부담을 느낀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저출산은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10%포인트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은 0.12~0.19 증가해 현재 1.3가량에서 최대 1.5까지 증가한다"면서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은 비례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저조한 경제활동참가율은 장기적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11년 기준 1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7%포인트 낮다. OECD 분석에 따르면 한국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남성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2030년까지 20년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1%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병규 본부장은 "고령화로 인해 노동투입 증가가 둔화되는 시점에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제고하면 이는 생산가능 노동력 증가로 이어지고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정부, '아이돌봄' 등 추진

여성고용책 증진을 제고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지난 10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후속·보완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동으로 추진 중인 '고용률 70% 로드맵' 달성을 위한 '직장어린이집 활성화 방안' '일하는 여성의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 등 주요 대책이 추진된다.

기도입된 정책들도 결실을 맺고 있다. 2013년 6월부터 추진돼온 직장어린이집 활성화 대책으로 의무사업장의 직장어린이집 직접 설치비율은 2012년 9월 39%에서 지난해 말 50%로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설수도 359개소에서 지난해 말 534개소로 49% 늘었다.


남녀 육아 병행문화 확산 분위기 조성에 힘입어 남성 육아휴직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48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여가부는 16개 시도별 온·오프라인 모니터링단을 활용해 현장 반응 등에 대한 점검을 지속할 계획이다.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서비스,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시차출퇴근제, 유연근무제 활용,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조성 등의 캠페인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아이돌봄'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실제 워킹맘·워킹대디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개편한다.


여가부 김민아 경력단절여성지원과장은 "여성 고용 활성화를 위해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일할 수 있는 정책과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직업교육 훈련의 품질을 높이고 경력단절여성 대상 취업지원서비스 전문화, 체계화 등 사업 내실화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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