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구리왕' 구자명 회장 별세, 비철금속 업계 큰별 지다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27 22:20

수정 2014.11.27 22:20

'구리왕' 구자명 회장 별세, 비철금속 업계 큰별 지다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사진)이 26일 6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구회장은 세계 비철금속산업 거인으로 인정받았던 인물이다.

구 회장은 LS그룹을 창업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셋째아들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다. 친형은 구자홍 LS미래원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이며 동생은 구자철 예스코 회장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고 구 회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미국 셰브론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LG정유(현 GS칼텍스)와 LG상사, 극동도시가스(현 예스코)에서 근무하며 마케팅과 기획 역량, 글로벌 경영감각을 키웠다.
2003년 LG그룹에서 LS그룹이 분리할 당시 주주대표로 그룹 간 '아름다운 이별'에 큰 역할을 한 고인은 2005년 LS니꼬동제련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고인은 현장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국제구리협회(ICA)에 임원사로 참여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공격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고 구 회장은 취임 전 2조원대 초반이던 LS니꼬동제련 매출규모를 6년 만에 9조5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2008년부터는 사업영역을 금속 리사이클링 사업과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 2020년 매출액 20조원에 세전이익 2조원을 올린다는 '2020 20 2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도 했다. 고인은 대외활동에도 열정적이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비철금속협회 회장을 맡고 2006년부터 국제구리협회의 이사로 활동하며 국내외 비철금속 산업의 발전과 구리의 신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했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의 동광석 생산국가인 칠레의 주한 명예영사로 활동하며 양국의 우호적 교류를 위해 힘을 보탰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힘입어 고인은 지난해 세계 동산업계 최고의 영예인 '카퍼맨 오브 더 이어(올해의 구리인 상)'를 수상하기도 했다. 카퍼맨 상은 200조원 규모인 세계 동산업계에서 매년 가장 탁월한 업적과 공헌을 남긴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고 구자명 회장은 한국인으로는 첫 번째, 아시아인으로는 세 번째 수상자였다.


고인은 직원들에게는 자상하고 쾌활한 리더였다. 수시로 작업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애환에 귀를 기울였으며 직원 채용 때는 빠짐없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건강상 이유로 지난해 뉴욕에서 열린 카퍼맨 상 시상식에 갈 수 없었던 고인은 영상을 통해 수상의 영광을 LS니꼬동제련 직원들에게 돌렸고 이 영상을 부인 조미연 여사에게 헌정해 애틋한 부부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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