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한·캐나다 FTA 조속한 비준을 바라며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1.30 16:47

수정 2014.11.30 16:52

[특별기고] 한·캐나다 FTA 조속한 비준을 바라며

얼마 전 한·호주 및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의결돼 이제 본회의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한·미, 한·중 FTA만큼 큰 관심은 받지 못했지만 호주, 캐나다와의 FTA는 우리 경제계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성을 가진다.

먼저 세계 10위권 규모의 큰 시장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진 점이다.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캐나다는 세계 10위, 호주는 12위로 두 나라를 합친다면 세계 5위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특히 양국 모두 우리 주력 수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는 더할 나위 없는 교역 대상국이다. 게다가 양국은 한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경쟁국에 비해 낮아 우리 제품이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이기도 하다.
물론 FTA 체결이 무조건 우리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캐나다 수입시장의 절반 이상을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국인 미국, 멕시코가 차지하는 점이나 호주 수입시장의 상위 10위 점유국 중 6개국이 호주와의 FTA 체결국인 점을 감안할 때 FTA가 양국에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의 경쟁을 위해서도 양국과의 FTA는 꼭 필요하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우리의 주요 수출제품이 전 세계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을 하고 있다. 이제는 품질 부문에서 우리 제품이 결코 뒤지지 않고 있어 가격이 시장점유율을 결정하는 큰 요소가 됐다. 이에 FTA 관세 혜택을 통해 가격을 인하할 수 있다면 우리 제품이 일본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호주와 캐나다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문제는 양국 모두 일본과 FTA를 체결했거나 곧 체결할 예정인 점이다.

호주의 경우 일본이 우리보다 늦게 FTA를 체결했지만 국회 비준절차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 만약 우리가 올해 안에 비준절차를 마치지 못하고 일본이 먼저 마친다면 호주시장에서 내년부터 일본 제품만 관세효과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엔저로 일본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만 관세인하 혜택을 본다면 우리 제품은 호주시장에서 더 이상 일본과 경쟁하기 힘들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게다가 중국마저 호주와의 FTA를 체결한 상황에서 이제 더 이상 한·호주 FTA 비준을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의 경우에도 일본이 포함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내년 초 타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비준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올해 초 호주와의 FTA 협상이 타결됐을 때만 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은 경쟁국에 비해 호주시장의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에 이미 일본과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려 하고 있어 이제는 더 이상 국회 비준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캐나다도 TPP 일정을 감안한다면 연내 비준이 꼭 필요하다.
오랜 기간 공들여 체결한 FTA인 만큼 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루빨리 국회 비준 절차가 완료되길 기대한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본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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