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전날 페루 리마에 모인 중국·브라질 협상대표들이 기후변화를 대비하는 선진국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도당일 개막하는 제2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다.
셰전화 중국 수석 기후협상대표는 녹색기후기금(GCF) 재원마련을 두고 "선진국들이 내기로 약속한 100억달러는 아직 전체 목표인 1000억달러(약 111조250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호세 안토니오 마르콘데스 데 카발료 브라질 수석 협상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이 재원을 보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목표 예산이 1000억달러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의 가시 돋친 발언은 앞서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비난에 대한 대답으로 풀이된다. 옥스팜은 최근 성명에서 브라질이 유엔이 지정한 개발도상국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스팜이 자체적으로 분류한 기준에 따르면 중국 역시 개발도상국에 속하지 않는다.
FT는 GCF 재원 논의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1차 회의에서 진행될 신기후체제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기후체제는 선진국에 대해서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국제 기후체제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한다. 이번 리마 회의를 시작으로 내년 파리 회의에서 정식으로 마무리될 계획이다.
마르콘데스 데 카발료 대표는 장차 신기후체제가 성립되더라도 미국에서 오바마 행정부 이후에 들어설 신정부가 이를 무시할 수 있다며 불안한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파리 체제는 반드시 법적인 구속력을 지녀야 하며 과거로 다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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