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분기영업익 10兆→4兆 대규모 승진은 기대 못해
권오현 부회장 등 대거 유임 조직개편 폭도 축소될 전망
여성·외국인 임원 발탁 등 파격인사 이어질지도 관심
삼성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관심은 수일 내로 단행될 임원 인사에 쏠리고 있다. 예년 같은 '승진 잔치'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인력 재배치 및 임원 감축 정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3일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전체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수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 승진 규모는 475명으로 전년(501명)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신임 임원 승진자는 331명으로 2013년(335명), 2012년(326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2006년 이후 최대 규모인 85명을 발탁 승진시켜 삼성을 젊고 역동적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올해 최대 관심사는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술력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시키며 IM(IT.모바일)부문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인 161명의 신임 임원 승진자를 배출한 바 있다. 전체 331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수치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전 대륙 시장점유율 1위 달성에 기여한 무선사업부 핵심 기여자에 대한 발탁승진도 잇따랐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급감하는 등 극심한 실적부진에 빠진 만큼 승진이 최소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차세대 아이템 발굴 등 미래사업을 위한 조직개편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당초 시장의 예상과 달리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윤부근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 사장, 신종균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 유임된 만큼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물론 IM부문은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과 김재권 무선사업부 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등이 2선으로 물러남에 따라 적지 않은 후속 임원 인사가 뒤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실적부진을 이유로 무선사업부 축소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임원 인사가 끝난 다음 주 정도에 조직개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를 비롯해 합병이 불발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에도 어떤 변화를 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은 합병 재추진을 위해서는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합병이 계획대로 됐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의 인력조정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장이 바뀐 삼성증권과 에스원, 조남성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바뀐 삼성SDI도 후속 임원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삼성 수뇌부가 조 사장 단독 체제를 선택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소재사업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분석된다. 조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시너지 효과를 본격화하기 위한 삼성SDI 행보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조직개편이 예상되는 이유다. 삼성SDI 관계자도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대표이사 체제가 변경된 만큼 조직 변화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사상 최대 승진 규모를 기록한 여성 인력(15명)과 외국인(12명), 해외근무 인력(80명) 중용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그러나 전반적 인사폭이 예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해보다는 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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