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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中·高 신입생 절반 입을 교복 없다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04 17:49

수정 2014.12.04 17:49

교복 학교주관구매제 시행 후폭풍..

현재 70% 신입생 교복 미선정 학교, 업무미숙·입시 우선
업체, 물량 보장받지 못해 내년 신학기 공급 차질 불가피

내년 中·高 신입생 절반 입을 교복 없다

중·고등학교의 70%가 아직까지 내년도 신입생 교복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 시행으로 개별 학교가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업무 미숙과 대리점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 교복업계는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절반 가량의 학생들은 교복을 못입는 입학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월 말까지 교복 낙찰률 30%

4일 교복업체 A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내년도 교복을 선정한 곳은 전체 학교 5495곳중 1657곳(30.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입찰을 진행한 학교는 2760곳으로 전체 학교의 49.2% 수준이다. 낙찰까지 가지 못한 1103곳중 선정작업이 진행중인 곳은 595곳이고 나머지 508곳은 유찰됐다. 시간이 지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학교의 70% 가량이 내년도 교복을 선정하지 못한 셈이다.


교복선정 지연은 학교와 대리점 모두가 적극적이기 않기 때문이다. 교복 선정작업을 처음 해보는 학교는 전문지식이 없는 데다 입시, 시험 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경기도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 전체가 입시와 학년말 시험에 신경이 쏠려 있다"면서 "시험이 끝나면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주관구매제가 시행되면서 교복 선정이 어려워서 내년 3월 개학때는 교복 입히는 것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전했다.

대리점 역시 물량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다.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 채 단가를 제시해야 하고 품질·납기 등을 모두 대리점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신입생 절반 교복 못입을 수도"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주관구매제 시행 이후 평균 낙찰가격이 13.8% 가량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교복값 인하라는 목표는 달성하는 모양새다.

다만 내년 입학식까지는 교복 100% 공급이 힘들 것이라는 게 교복업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A사에 따르면 교복업체 빅4가 지난해 11월말까지 생산한 물량은 74만착이었지만 올해는 12만9000착에 그치고 있다. 원단 업체 역시 발주 감소로 생산량을 크게 줄인 상태다.
봉제업체들의 1일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A사 관계자는 "주관구매 물량과 이후 생산가능한 물량을 합치더라도 41만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악의 경우 내년 신입생 106만명 중 절반 가량이 입학식 때 교복을 입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복업체 B사 관계자도 "학교주관구매제 시행으로 대리점들이 낙찰 된 후 생산 요청을 하게 됐다"면서 "절대적인 생산 기간, 원부자재 수급 등을 감안하면 신학기 교복 공급에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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