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촌' 정몽구 현대차 회장-정몽원 한라 회장 汎현대가 복원 명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9 17:18

수정 2014.12.19 20:44

형은 옛 계열사들 되찾으며 '명가 현대' 재건, 동생은 만도 품었지만 한라공조는 미련 남아

범현대가 부활에 나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 분야에서 쌓아올린 성공을 바탕으로 '명가 현대' 재건에 성공했다. 반면 정몽원 회장은 자금 부족으로 옛 한라그룹 재건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별세 후 팔려나갔던 현대가 기업 중 SK하이닉스(옛 현대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이 다시 현대가의 품으로 돌아왔다.

현대가 복원 프로젝트의 마지막 고비는 현대증권이다.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 극복 차원에서 현대증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KDB산업은행 주도로 매각이 진행 중이다.

재계에서는 현대가에서 현대증권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대증권 역시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만든 회사인 데다 '현대'라는 이름을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정몽구 회장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00년 터진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이 사분오열되는 과정에서 현대가에서 떨어져 나간 옛 계열사들을 되찾기 위한 행보에 본격 나섰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반열에 오른 시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주력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자 자신감을 얻은 정몽구 회장이 '잃어버린 가족' 찾기에 나선 셈이다. 이 과정에서 동생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현대중공업 대주주)도 힘을 보탰다.

현대중공업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했다. 2011년에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했다.

범현대가로 분류된 한라그룹은 과거 명성을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한라그룹은 고 정주명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이 세운 기업으로 한때 재계 서열 12위에 올랐지만 외환위기 이후 건설을 제외한 18개 주요 계열사를 모두 매각했다.

고 정인영 명예회장은 2003년 경영위기를 넘긴 직후부터 그룹 주력사였던 만도를 되찾아오려 노력했으나 2006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타계했다.

그는 아들 정몽원 회장에게 "만도를 꼭 되찾으라"는 유언을 남겼다.

정몽원 회장은 2008년 범현대가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만도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작은아버지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이끌고 있는 KCC가 한라그룹이 만도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컨소시엄에 참여해 자금을 댔고, 정몽구 회장도 물밑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정몽원 회장은 만도를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업체로 육성하는 데 성공하며 한라그룹 재건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옛 계열사였던 한라공조(현 한라비스트온공조)와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를 다시 품에 안는 데 실패했다.

결국 위니아만도에 이어 한라공조마저 지난 18일 한국타이어와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넘어가면서 이들 기업을 한라그룹 품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길이 사실상 가로 막혔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원 회장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 짓는 한편, 만도의 해외사업을 육성하는 데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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