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 은행간금리 28% 돌파.. 9년래 최고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19 17:59

수정 2014.12.19 18:18

러시아 은행들 '비상' 국영은행 주가 18% 급락
도이체방크·JP모간 등 거래액 작년比 83% 감소

러 은행간금리 28% 돌파.. 9년래 최고치

러시아 금융권이 요동치는 환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대출·투자 감소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보도에서 이날 한때 러시아 은행간 금리(3개월물 기준)가 연 28.3%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루블화 가치가 추락하며 은행들이 보유한 루블화 표시 채권과 증권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62.97루블로 장을 마쳤다. 올 초에 비하면 가치가 약 40%이상 떨어진 셈이다.


러시아 은행들은 비상이다. 국영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대외무역은행(VTB) 주가는 최근 2주간 각각 18%, 14%씩 떨어졌다. 러시아중앙은행은 FT 보도 전날 국내 은행들의 재무요건 및 자본조달제한을 완화해 긴급진화에 나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은행 예금을 못 믿어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처럼 은행대여금고를 사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VTB금융그룹 산하 VTB증권 관계자는 "환율 악화로 담보로 잡을만한 자산이 줄고 있으며 은행들도 대출한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은행들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서방은행들이 앞 다퉈 대출을 축소하면서 올해 러시아 은행들의 신디케이트론(은행들이 차관단을 이뤄 같은 조건으로 제공하는 중장기대출) 규모는 지난해의 14%에 그쳤다. 올해 대출규모가 가장 컸던 외국 금융사는 네덜란드 ING그룹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일대서 운영 중인 노르데 은행이었다. 두 회사의 대출 규모를 합쳐도 올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8억달러(약 8816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지난해 대출시장을 주름잡았던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과 BNP파리바은행이 러시아에서 빌려준 돈은 37억달러였다. 모간스탠리의 막달레나 스토클로사 애널리스트는 러시아 국내외 은행들이 돈주머니를 졸라매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러시아 채권시장서 해외은행 중 거래규모로 상위 3개사(도이체방크,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가 올해 중계한 거래액은 95억달러다. 지난해보다 82%나 감소했다.


러시아에 투자한 다국적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손실에 울상이다. 칼트추가펀드는 이달 초 기준으로 마이너스(-)32.6%, 파이어버드뉴러시아펀드와 러시아프로스페리티펀드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각각 -26%와 -31.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신흥시장그룹 회장은 영리한 투자자라면 지금 같은 결과를 미리 내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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