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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 엇갈린 반응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6 17:07

수정 2014.12.26 17:07

학부모·학생 "심란" 학원가 "기대"
"입시제 너무 자주 변경 수학·국어 사교육 늘것" 중등학원 영어수요 증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절대평가 시행 소식을 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은 날카롭다. 수능 영어를 위해 공들인 것들이 물거품이 됐다는 한숨과 함께 올해처럼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또다시 대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와중에서도 중등 영어학원들은 중학생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사교육 총량 불변 법칙' 깨질까

26일 자녀가 중학교에 다니는 엄마들은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시행된다는 소식에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얼마전 아들의 자율형사립고 입학이 확정된 학부모는 "입시제도가 바뀔 때마다 엄마들은 아이들의 유·불리 파악에 신경이 곤두선다"면서 "영어를 놓을 수는 없고 수학, 국어에 대한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처음부터 영어를 잘하는 아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신도 수능도 함께 챙겨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학부모는 "수능 절대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면서 "사교육 총량 불변의 법칙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육 총량 불변의 법칙이란 정책을 바꾸더라도 풍선효과 때문에 사교육이 줄지는 않는다는 속설을 말한다.

학원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이다. 특히 고등학교 이전에 영어를 끝내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중학생들의 수강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속속 나온다.

서울 목동의 영어학원 관계자는 "등급 기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이 실력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을 것 같다"면서 "특히 국어와 수학의 중요성이 높아져 중학생들의 영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장 교사들도 의견 엇갈려

교사들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현재의 관행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경기도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는 "지금까지 사교육은 수학과 영어가 중심이었고 국어는 논술이 대부분 이었다"면서 "앞으로는 논술학원에 그치지 않고 국어 자체를 가르치는 사설학원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입시에 관해서는 대학이 갑이고 학생들은 을인 상황"이라며 "대학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제도가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지역의 중학교 영어교사는 "영어 경쟁과 사교육에 쓰이는 자원을 줄일 필요는 있고 절대평가가 하나의 방법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얼마나 변별력 있는 평가가 시행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도 자체가 너무 자주 바뀌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위 위원장은 "영어에 국한된 절대평가는 사실상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면서 "수능 수학도 절대평가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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