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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을 향한 삼성서울병원의 도전] (3·끝) 장기이식센터 '국내 최초' 타이틀 달고 질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8 16:44

수정 2014.12.28 22:13

장기이식수술 세계적 권위…이식환자 삶의 質 향상에 최선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달고 장기이식 분야의 첨단의학 개척에 앞장서면서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성주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은 28일 "우리나라가 이식분야 전반에 걸쳐 세계적 수준임을 입증하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식환자들도 평생 복용해야 하는 면역억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억제제 끊은 신장이식 국내 최초 성공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신장이식 수술환자들이 평생 복용해야만 했던 '면역억제제'를 완전히 끊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면역억제제는 장기이식 환자들을 몸을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뿐더러 설사나 구토, 탈모 등 여러 부작용도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이식 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정적 요소 중 하나로 꼽혔다.

현대의학도 이를 넘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박재범 교수팀이 선보인 면역관용 이식법이다.
이 방법으로 지난 2012년 신장과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가 1년여에 걸쳐 면역억제제 복용량을 줄여오다 완전히 끊고도 6개월 이상 아무런 문제가 없자 2013년 6월 국내에서도 면역관용 신장이식이 성공했다. 첫 사례 환자 이후 6명이 추가로 이 치료법으로 면역억제제를 끊어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종만 교수(왼쪽 두번째)가 '바이오 인공 간' 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종만 교수(왼쪽 두번째)가 '바이오 인공 간' 시술을 받은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바이오 인공간, 전격성 간염 환자의 희망

삼성서울병원은 간이식 분야에서도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름도 생소한 '바이오 인공간' 시술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성공 기록을 가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이석구.권준혁.김종만 교수팀은 지난 10월 B형 간염에 의한 급성 간부전으로 4등급 간성뇌증(혼수상태)에 빠진 54세 남성을 바이오 인공간을 통해 살려냈다.

바이오 인공간이란 돼지의 간세포를 이용해 환자의 혈액에 축적된 독성 물질들을 제거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응고인자 등을 공급함으로써 환자의 간 기능을 보조하는 장치를 말한다.

삼성서울병원의 이번 성공은 급성 간부전 환자 치료의 골든타임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간성뇌증이 동반된 급성 간부전은 생존율이 10~25%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이석구 교수는 "급성 간부전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라며 "장기기증자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기약 없이 간이식을 기다리는 급성 간부전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증자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복강경

첨단의학을 향한 삼성서울병원의 도전은 치료성과 뿐만 아니라 기증자의 마음까지 헤아린다. 삼성서울병원 권준혁 교수가 간이식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복강경 수술이 대표적 사례다.
이 방법은 지난 2010년 국내에 소개됐지만, 이후 복잡하고 어려운 술기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기존에는 기증자의 복부에 5mm~12mm 크기의 작은 구멍을 뚫어 간을 꺼내 고통이 심했다.


권 교수는 "장기기증이란 생명을 나누는 숭고한 마음에서 비롯된 이식수술은 의료진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안겨준다"며 "조금이라도 나은 치료법을 환자나 기증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은 "면역관용 신장이식, 형질전환 돼지이용 췌도이식, 바이오 인공간 치료, 기증자 간 복강경 적출술 등 우리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많은 '국내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지원을 통해 국내외 장기이식 분야를 선도하는 '최고의 장기이식센터' 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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