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대그룹 새내기 CEO, 절반은 전기공학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8 17:15

수정 2014.12.28 17:15

삼성·현대車·LG·SK그룹 신임사장 11명 조사 결과 이공계 우대 현상 드러나

4대그룹 새내기 CEO, 절반은 전기공학도

올해 국내 4개그룹의 신임 사장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대학에서 전기공학과를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학과 출신이 2위를 차지했다. 두 과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특정학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룹별로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의 신임 사장 평균 나이가 가장 많았고, SK그룹이 가장 적었다.

■새내기 CEO '전기공학·경영학과' 초강세

28일 삼성·현대차·LG·SK 등 4대그룹의 신임 사장 11명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전기공학과 출신이 5명(45.4%)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산업공학 출신인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까지 포함하면 이공계 출신이 절반을 넘는다.
주요 대기업들의 이공계 우대 현상이 4대그룹 신임 사장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실제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대표이사 1116명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506명으로 45.3%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공세가 심화되고, 연구개발(R&D) 등을 통한 기술혁신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이공계 우대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세계 100대 CEO 중 공학 계열 학사 소지자는 24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입된 CEO 대다수가 공대 출신이었다.

니틴 노리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학장은 "공학을 공부하면 기계든 조직이든 실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정신 상태가 형성된다"며 기업들의 공대 출신 선호 현상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2위는 경영학과가 차지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 사장,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 사장 등 총 4명(36.3%)이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올해 사장으로 승진한 3명 모두가 경영학과 출신이다. 원화 강세와 엔저에 따른 실적 악화에 따라 재무통이 대거 약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특정 대학 쏠림현상은 없었다.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경북대가 각각 2명씩 배출했다. 연세대 성균관대 단국대 출신도 각각 1명으로 집계됐다.

■현대차·LG '연륜' 삼성·SK '패기'

4대그룹 신임 사장의 평균 나이는 55.4세로 조사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보수적인 기업문화의 현대차와 LG가 58.0세로 가장 많았다.

올해 정기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선언한 삼성과 SK의 인사 기조는 신임 사장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과 SK의 신임 사장 평균 나이는 각각 53.6세와 51세로 집계됐다.

최고령 신임 사장은 64세의 최성기 현대·기아차 중국전략담당 사장이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10여년 이상 중국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인 경영 노하우가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최연소 신임 사장의 영예는 51세 동갑내기인 박정호 SK C&C 사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차지했다. 박정호 사장은 최태원 SK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장동현 사장은 30대에 임원으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 신구교체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4대그룹 신임 사장 모두가 내부 승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인재를 선호하는 국내 기업들의 특유의 인사 철학에 따른 것이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은 "합리적 문화가 기업 내 자리 잡길 원한다면 직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인재를 영입하면 자연스럽게 합리성이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최갑천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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