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정주영 회장 100년..전기 '이봐 해봤어?'

길이 안보이고 막막한가? 할수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보라. 안보이던 길이 보일 것이다./할일이 힘들고 어렵다고? 그건 그만큼 가치와 보람이 있는 일이란 증거야./실패가 두려운가? 비바람을 겪지 않고 자란 나무는 강풍이일면 제일 먼저 뽑히는 법이지./지치고 낙담하고 있나? 그렇다면 바로 운명의 갈림길앞에 선거야. 결연히 일어날 때라는 이야기지.

묻고 답하는 이는 정주영 고 현대그룹 회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자회사 FKI미디어는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정 회장의 주요 경험담과 그간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비화들을 모은 전기 '이봐, 해봤어?(사진)'를 29일 펴냈다.

살며시 미소짓는 정 회장의 사진 두장을 표지로 한 책의 부제목은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정주영'이다.

정 회장의 일화는 한국근현대사를 소재로 최근 개봉한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잠시 등장, 관객들에게 의외의 재미를 준다. 건장한 체격에 근사한 양복을 입은 청년 사업가(정 회장)는 구두를 닦고 있는 주인공 어린 덕수(황정민)와 달구(오달수)에게 말을 건넨다.

"나는 외국에서 돈을 빌려와 이 땅에 조선소를 지을 거다." "미친 거 아냐, 어떻게 배를 만들어? 왜 아예 국산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지."

정 회장의 도전은 그렇게 가능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던 상황에서 시작됐고, 한국경제의 한 역사가 됐다. 정 회장은 1915년 11월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 태어나 울고 웃으며 사업을 일군 다양한 이야기가 책속에 들어있다. 저자는 15년가까이 정 회장을 측근에서 보좌한 박정웅 전경련 국제담당 상무다.

저자는 "정 회장은 불확실성을 뛰어넘는 과감한 도전, 창조와 혁신정신을 발휘한 위대한 기업가 유형의 극적인 사례"라고 평가한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을 인용한다.
그러면서 "정회장의 이러한 면모를 세계에 널리 알려 우리 민족의 강인한 도전정신, 잠재력, 창의력을 아이콘으로 부각시키고 싶었다. 이는 코리아라는 국가브랜드를 드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철 고 삼성 회장과의 갈등과 화해, 만능 엔터테이너 재벌 총수의 18번 등 '인간 정주영'을 집중으로 다룬 세번째 파트는 특히 술술 읽힐 것 같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