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亞은행들, 韓시장 진출 러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12.29 17:12

수정 2014.12.29 17:12

미국·유럽계 은행 사업축소 속..

인도 등 신흥국가 은행들 국내은행 협력사업 도모 위안화 파워 중국계도 가세

亞은행들, 韓시장 진출 러시

한국 금융시장에 뛰어드는 아시아계 은행들이 늘고 있다. 영국최대 은행인 HSBC에 이어 씨티, SC등 미국·유럽계 은행들이 잇따라 한국에서의 사업을 축소해 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등 신흥국 중심의 아시아계 은행들은 한국 내 대형은행들과 현지 진출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한국과의 다양한 경제 협력사업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중국계 은행의 경우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위안화 예금을 빨아들이면서 큰 이익을 남기면서 국내 투자 규모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계 은행들, 한국 '노크'

29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은행인 BNI(Bank Negara Indonesia) 은행은 한국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이미 한국 금융당국에 현지 진출을 위한 신청 절차 및 제반서류에 대해 문의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에 BNI와 (한국 진출을 위한)협의를 했다"며 "한국에 지점 설립을 희망하는 것으로 어느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인가 신청 전 단계로 인도네시아 현지 당국에서 어떻게 진출 모델을 짤 지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조만간 진출 의뢰를 위한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BNI은행은 이미 지난 6월 NH농협은행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한국기업 지원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두 은행은 BNI은행 내 한국데스크 설치를 지원하고 양국간 송금거래 확대와 무역금융 업무협력, 금융환경과 노하우에 대한 정보교류를 적극 개진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국내 은행들이 서로 지점을 내길 희망하는 핫한 시장이지만, 승인률도 낮고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때문에 정부에서도 한국 시장에 진출하길 원하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이 있다면 호혜주의 방식으로 국내 진입 문턱을 크게 낮춰 윈윈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타국가들간의 진입 경쟁이 치열한 주요 신흥국은 함께 문호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은행들간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있다. 실제 IBK기업은행도 인도 진출에 어려움을 겪다 인도 최대 은행인 인도 SBI은행이 국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한국 금융당국과 협의에 들어간 후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밖에 지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FGB와 필리핀 BDO유니뱅크가 국내 사무소 운영을 시작했다.

亞은행들, 韓시장 진출 러시


■'차이나 머니' 중국계 은행까지

현재 국내에는 외국계 시중은행인 씨티은행과 SC은행을 제외하고 총 39개의 외국계 지점과 18개 사무소가 포진해 있다. 그 중 아시아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반수에 이른다.

특히 올 한해엔 중국·건설·공상·교통·농업은행 등 중국 5대 은행 국내 지점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은행들은 위안화 예금 등을 통해 조성한 거대 차이나 머니를 기반으로 국내의 웬만한 지방은행 보다 더 큰 규모로 자산을 늘려가고 있다.

건설은행은 국내에 진출한 중국은행 중 가장 처음으로 신사옥 용도로 서울 동양생명 빌딩을 매입하는 등 한국 시장 기반을 확장해 나가고 있고, 중국은행 역시 새 오피스빌딩을 사들이기 위해 물건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데 이어 이달 초 위안화 직거래 시장까지 개설되면서 중국계 은행들의 한국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주도나 인천 송도 등 국내 부동산투자에까지 열의를 보이는 차이나 머니를 운용하기 위한 중국계 은행들의 비즈니스 전략은 점차 국내 시중은행들도 위협할 정도로 더욱 다양화되고 치밀해 질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시중에 떠도는 많은 자금들이 위안화 예금으로 쏠리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은행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을 철수하는 이때 오히려 신흥국들은 한국과의 경제협력 사업 등으로 국내 진출을 점차 넓혀가는 분위기"라면서도 "주요 신흥국들이야 자국민들을 상대로하는 영업이나 한국과의 상호교류 차원인 목적이 강하지만, 중국계 은행들은 거대한 차이나 머니를 거느린 만큼 국내 시장에선 위협적인 존재인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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