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한국인의 삶] (3) ‘하루 19시간’ 오직 취업준비.. 취준생의 하루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5 17:16

수정 2015.01.05 18:17

[한국인의 삶] (3) ‘하루 19시간’ 오직 취업준비.. 취준생의 하루

불안함과 압박감을 양어깨에 짊어진 취업 준비생의 일과는 어떨까. 더 좋은 취업을 위해 졸업을 유예했다는 서울지역 사립대생 A씨(26)의 하루 스케줄을 들여다봤다. 지방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A씨가 잠에서 깨는 시간은 오전 6시~7시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라디오방송의 영어음악 프로그램을 듣는 것. 회화 중심의 콘텐츠로 구성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별도로 스터디그룹이 생길 만큼 인기가 있다고.

8시까지 식사와 샤워를 마치면 9시까지는 신문과 취업사이트, 취업카페의 정보를 체크한다. 시사상식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인 흐름을 알아두는 것도 취업준비생들의 필수요건 중 하나이기 때문. 특히 같은 취업준비생들이 모여 있는 취업카페나 취업사이트에서는 정보뿐만 아니라 서로간에 힘이 돼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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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방학기간이기 때문에 A씨는 학원을 다닌다.
10시까지 강남에 있는 학원으로 이동하며 영어음악 프로그램 복습을 하고 이후 낮 12시까지 토익 강의를 듣는다.

영어는 취업준비생들이 끝까지 놓지 못하는 부분이다. 토익의 경우 만점을 노리기보다 취업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점수를 받으면 스피킹으로 넘어간다는 게 요즘 추세다.

학원 수업이 끝나면 오후 2시까지는 학원 스터디와 과제를 하는 시간이다. 신촌이나 강남 등 학원이 밀집해 있는 지역 카페 등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면접, 시사상식 등 다양한 주제의 스터디그룹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이를 대비한 전문 스터디그룹까지 생길 정도다.

스터디가 끝나면 학교로 이동한다. 수업이 없지만 학교에 가는 이유는 취업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대학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취업아카데미, 모의면접, 자기소개서 특강, 스터디 등을 운영한다. A씨도 프로그램을 마치면 오후 8시까지 팀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 뒤 취업스터디를 하고 있다. 내용은 주로 기업분석이나 직무관련 조사, 자소서 평가 등이다.

취업스터디 후에는 오후 10시까지 학원 과제를 마무리하고 체력관리를 위해 한 시간 정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후 자정쯤 귀가한다.
집에 오면 취업관련 자료를 점검한 후 잠자리에 든다. 새벽 1시쯤이다.


A씨는 "더 나은 스펙을 쌓기 위해 졸업도 유예했다"면서 "삼성, 현대차 같은 대기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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