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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 (4) '삼포세대' 늘어간다지만.. 그래도 결혼을 택한 사람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6 17:12

수정 2015.01.06 21:28

"경제적 부담은 늘었지만 새로운 행복 찾아.. 결혼은 결국 선택의 문제"

[한국인의 삶] (4) '삼포세대' 늘어간다지만.. 그래도 결혼을 택한 사람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 곧 행복의 시작입니다'라고 단정지어 말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경제적인 문제부터 커리어와 육아 등 책임져야 할 일들이 많아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41세인 김영미씨(가명)는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2년 연애 끝에 올 봄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다. 김씨는 평소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혼자 살면서 느끼는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결혼 이후 변화된 삶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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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김씨는 "성격이 저와 정반대로 서로 보완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가족 외에 저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결혼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혼 준비는 수월히 이뤄졌다. 양가 모두 두 사람의 결혼을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폐백, 예물 등은 생략하고 효율적으로 하기로 했다.

김씨는 소위 적령기를 놓쳐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결혼은 배려와 양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혼자 살면서 얻는 기쁨이나 편안함을 결혼하고서도 바라는 것은 무리"라면서 "함께 살면 경제적으로 삶의 질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종류의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박정현씨(35·가명)는 1년6개월 정도 연애 후 지금의 남편 김주찬씨(40·가명)와 지난해 결혼했다. 박씨는 결혼을 결정하기까지 남편 김씨의 애를 태웠다. 남편은 좋았지만 결혼 이후 직장생활과 육아를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육아휴직 후 한직으로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박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지금의 일도 온전히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몸이 두 개가 아닌 만큼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내 스스로가 너무 괴로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렇지만 그는 결혼을 택했다.
박씨는 "결혼 후 잘 살 수 있을까, 혹은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등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모두 원하는 것만 하며 살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다.

결혼을 선택한 두 사람에게 '결혼은 해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선택의 문제'라고 답했다.
김씨는 "결혼을 하면 안정적인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지만 혼자 살아도 즐기면서 사는 자기만의 삶이 있으니 자기 자신만 행복하다면 굳이 결혼은 생각 안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보미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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