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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모든 것은 사랑이다

박경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6 17:47

수정 2015.01.06 17:47

[여의나루] 모든 것은 사랑이다

양띠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서로가 희망을 전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필자가 젊은 나이에 맞은 인생의 위기로 한창 힘들 때, 심성 수련회에 참가했던 경험이다. 넓은 강당에 각각 의자에 앉은 40여명의 수련생에게 강사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라"고 했다. 당시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 일, 가족, 행복…만이 머리에 맴돌 뿐이었다. 어느 순간 머리에 전깃불이 켜지듯 '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아직까지도 사랑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내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세 가지 삶의 바람이 내 일생을 지배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갈망과 지식 추구의 욕망 그리고 인류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다." 철학자 러셀은 사랑을 삶에서 으뜸가는 바람으로 꼽는다.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랑이 뜻하는 바는 무한하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신화에서 나오듯 사랑은 원래 한 몸이던 사람을 신이 둘로 갈라놓았던, 그래서 잃어버린 반쪽을 찾는 일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감정적이거나 쾌락을 위한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권력이나 명예, 이해를 초월한 진정한 사랑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서로 이해하려는 순수한 열정이다" "사랑이란 자신의 행복보다 타인의 행복이 더 중요해지는 상태다. 내가 서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런 진정한 사랑은 참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진정한 사랑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인간의 존재의 본질과 삶의 목적에 대한 영적 깨달음에서 온다. 인간 존재의 본질이 신이며 삶의 목적은 그 본성인 지혜와 사랑을 세상을 향해 펼치는 것임을 깨닫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성취와 행복을 추구하지만 늘 실패와 불행, 불안과 두려움이 상존하며 삶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불확실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힘의 근원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외부가 아닌 내면에서, 바로 존재의 본질의 본성인 지혜와 사랑에서 얻어야 한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성현의 가르침이다.

왜 사랑이 필요한가?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인생길을 가야 한다. 하나는 혼자 가야 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과 세상과 관계를 맺고 함께 가야 하는 길이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유는 그것이 무한한 기쁨을 가져다주고 외로움을 들어주며 행복의 주요 원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사랑도, 존중도, 연민도 없는 메마르고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또한 세상은 끊임없는 다툼과 폭력으로 가득하다. 이 팍팍한 현실을 헤쳐나가는 데는 차가운 머리만이 아닌 따뜻한 가슴이 필요하다. 사랑은 우리에게 온전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힘의 원천이며,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다른 사람과 세상과의 관계의 끈을 깊이 이어주는 원동력이다. 사랑 없이 우리 자신의 그리고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시인 이해인은 그의 시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에서 말한다. "내 마음이 메마르고 외롭고 나에게 부정적인 일이 일어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 때문인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내 마음에 사랑이라는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라고.

철학자 샤피로는 말한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게 아니라 당신이 누구를 사랑할 수 없는 게 바로 지옥이다. 세상의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 지옥에서 사는 것이다.
"

사랑이 있기에 내가 성숙해지고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며 아울러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맺어 세상이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다워진다. 사랑이 모든 것이다.
사랑하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

신호주 PWC컨설팅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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