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롯데 매출, 한국롯데 14분의 1.. 신동빈 회장 후계입지 탄탄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09 18:02

수정 2015.01.09 20:26

신격호 총괄회장 눈밖에 난 장남 신동주 前부회장, 낙마 개인적인 경영외도 탓인 듯
日롯데 작년매출 5조7000억 한국롯데는 83조원에 달해
日롯데 지주사 광윤사 지분 누가 많이 확보하는지 관건


日롯데 매출, 한국롯데 14분의 1.. 신동빈 회장 후계입지 탄탄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기울어졌다.

한국과 일본에서 사업을 영위해왔던 롯데그룹은 그동안 장남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차남인 신 회장이 한국 롯데 사업을 이끄는 식으로 나뉘어 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불미스러운 이유로 일본 롯데의 주요 계열사 임원직에서 모두 해임돼 향후 오너 일가 중에서 한·일 롯데를 모두 승계할 경영자는 차남인 신 회장만 남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이 어떤 이유로 신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난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롯데그룹 출신의 한 전직 임원은 9일 "신 전 부회장이 한때 개인적인 일로 인해 아버지의 허락 없이 장기간 경영외도를 한 적이 있다"면서 "평소 경영보다는 예술이나 다른 쪽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고리인 롯데제과의 지분을 조금씩 늘린 것도 신 총괄회장에게 미운털이 박힌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허락 없이 영역을 넘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을 3.48%에서 3.96%로 끌어올려 신 회장(5.32%)과의 격차를 1.36%포인트까지 좁힌 바 있다.

한국 롯데쇼핑도 신 회장의 지분율은 13.46%,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3.45%로 불과 0.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공시에 드러난 주요 기업과 두 형제의 지분율은 △롯데칠성 신동빈 5.71%, 신동주 2.83% △롯데푸드 신동빈 1.96%, 신동주 1.96% △롯데상사 신동빈 8.4%, 신동주 8.03% △롯데건설 신동빈 0.59%, 신동주 0.37% 등이다.

신 총괄회장은 형제 경영 타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동생인 신춘호 농심 회장의 독자적인 라면 사업 진출 과정에서도 큰 다툼이 일어 형제 간의 불편한 관계가 여전하다.

한·일 롯데 간 경영 성과의 극명한 격차도 요인이 됐다. 신 전 부회장이 이끄는 일본 롯데는 신 회장이 이끄는 한국 롯데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 롯데는 1980년대 말 일본 롯데의 매출을 뛰어넘었다. 일본 롯데그룹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3월 결산법인) 5조7000억원이지만, 한국 롯데의 지난해 매출은 총 83조원이다.

반면 동생인 신 회장은 아버지의 숙원사업인 국내 최고층(123층) 제2 롯데월드를 조성하고, 롯데그룹을 오는 2018년 아시아 톱10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얻었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경영'을 중단하고 한국에 머무는 것도 차남인 신 회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신 전 부회장이 경영에선 쫓겨 났지만 여전히 한·일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향배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가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로 알려진 광윤사의 지분을 누가 더 많이 가져 가느냐에 따라서 한·일 롯데그룹 통합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된다.


광윤사는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가 최대주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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