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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페이스북·알리바바 등 핀테크 진출 앞다투는데.. 국내 업체들 '금융 규제 걱정'에 인터넷은행 진출 '관망'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15 17:55

수정 2015.01.15 17:55

진출 한시가 급하지만 정부 육성의지 반신반의.. 머뭇거리다 뒤처질 판

구글·페이스북·알리바바 등 핀테크 진출 앞다투는데.. 국내 업체들 '금융 규제 걱정'에 인터넷은행 진출 '관망'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 구축 바람이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와 금융계로 퍼지고 있지만 국내 IT 업계는 아직 신중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가 아닌 글로벌 IT 기업을 중심으로 금융과 기술이 융합한 핀테크(Fin-tech)가 활성화되면서 'IT 융합 모바일금융'으로 형태로 진화화고 있지만 국내 IT 업계는 금산분리 이슈 등 각종 제약으로 상황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韓 인터넷은행 논의 이제 시작

15일 IT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추진키로 하고 관련 제도 손질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난 9일 첫 모임을 가졌고 인터넷은행 도입을 위한 금산분리 규제 완화 방안 등이 현재 연구용역에 맡겨진 상태다.

일단 금융위는 전문가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상반기 안에 정부안을 확정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도 산업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기업들 아직 반신반의

그러나 국내 대형 IT기업들의 인터넷은행 진출 움직임은 아직 더딘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핀테크를 위해 어떤 규제를 얼마나 개선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핀테크 육성 의지 자체를 반신반의한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 업체 네이버는 인터넷은행 설립 참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금융당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인터넷은행에 진출이 쉬워지면 검토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만 볼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라는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로 본격적인 핀테크 서비스를 보이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논의는 커녕 핀테크 시장에서 조차 글로벌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수준의 IT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최근까지도 핀테크 분야가 활성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규제 때문"이라며 "기존 IT인프라와 온라인 플랫폼으로 축적된 빅데이터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인터넷은행 진출은 한시가 급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전세계 활발

반면 전세계적으로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제공자들이 성공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IT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이베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단순 지급결제를 넘어 송금, 대출 및 투자중개, 보험 판매 등을 제공하며 금융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거대 전자상거래업체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이들은 온라인으로 투자절차를 수행해 자금운용 수수료를 낮추고, 온라인 분석시스템으로 고객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에서 거래하는 40만명의 사업자에 대해 소액대출 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출심사를 할때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실사고 위험을 줄이고 있다"며 "알리바바의 중소기업 대출부실률은 1% 미만으로, 중국 은행권 평균인 2%보다 훨씬 낮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선 아지모(Azimo)가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0여개 국가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수의 스타트업(신생벤처)들이 인터넷은행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은행산업의 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1995년 10월, 세계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 SFNB가 설립된 이후 인터넷은행은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 경쟁적으로 설립됐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은 연평균 19%씩 자산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총자산 및 총예금은 각각 4500억달러와 3267억달러로 미국 상업은행의 3.3%와 3.1%를 차지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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