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관련 논란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올 상반기에 간이세액표 조정에 나서는 등 성난 민심을 달래기로 했다. 이어 자녀인적공제와 노후 관련 연금 공제 등 지적사항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 내년도 세법개정에 반영키로 했다. 다만 연말정산 방식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은 유지할 전망이다.
■간이세액표, 올해 중 개정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 3월 연말정산이 마무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간이세액표 개정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간이세액표란 회사 등 원천징수의무자가 근로자에게 매달 월급을 지급하면서 원천징수해야 하는 세액을 급여수준이나 부양가족 수에 따라 정한 표를 말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1~2년에 한 번씩 조정을 하게 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015년 3월까지 연말정산이 완료되면 이를 토대로 소득계층별 세부담 규모를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개정되는 간이세액표는 올해 소득분부터 적용돼 내년 초 연말정산시 반영될 전망이다.
김경희 기재부 소득세제과장은 "4~5월께 간이세액표 개정작업을 할 것"며 "개인별 특성이 더 정교하게 반영되도록 개정해 올해 소득분부터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지난 2012년 9월 간이세액표 개정 이전처럼 평소에 세금을 많이 내고 연말정산에 많이 돌려주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012년 간이세액표 개정 당시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매달 월급에서 적게 떼고 연말정산에서 적게 돌려받는 방식으로 변신을 시도한 바 있다.
■자녀·노후 관련 보완책 나오나
정부는 내년도 세법개정에서 이번 연말정산의 최대 쟁점인 자녀공제와 노후 대책 관련 환급액 축소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자녀인적공제는 크게 축소됐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세법개정에서 6세 이하 양육비 공제(1인당 100만원), 출산 공제(200만원) 등의 소득공제를 폐지하고 자녀 공제를 2명까지는 1인당 15만원씩, 3명째부터는 20만원씩 20세까지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으로 변경했다. 변경 전 연말정산이라면 그해 자녀를 낳았다면 출생 공제와 6세 이하 양육비 공제를 합쳐 3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자녀 세액공제 15만원만 받을 수 있다.
노후 대비를 위한 금융상품의 경우도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환급액이 줄게 됐다.
가령 종전에는 4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를 받았던 A 부장(연봉 7500만원)의 경우 지난해 연말정산에서는 소득공제를 통해 세율 24%를 적용받아 96만원을 돌려받았다. 하지만 올해 A 부장은 동일 연금을 납입했다고 하더라도 12%의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환급금액은 72만원으로 24만원이 줄게 된다.
김 과장은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관련한 공제항목과 공제수준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득→세액 공제 전환 '유지'
정부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것에 대해서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증가했지만 저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은 경감됐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교육비의 경우 30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 시 총급여 2억원의 고소득자는 114만원 수준 혜택(과세표준 300만원 감소분×한계세율 38%)을 받게 된다. 반면 총급여 2000만원의 저소득자는 18만원 수준 혜택(과세표준 300만원 감소분×한계세율 6%)에 그친다. 이 같은 차이는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교육비 300만원에 환급액은 소득에 무관하게 모두 45만원으로 동일하게 바뀌게 된다.
또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자녀장려세제(CTC) 신설 등을 통해 세액공제 전환을 통해 고소득자로부터 더 거둔 세금이 저소득층으로 흘러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뀌는 것은 세금을 덜 내는 사람이 많게 설계된 것"이라며 "세액공제로 가는 건 조세 정의 차원에서 더 많이 버는 사람이 더 많이 내자는 것이다. 그동안 잘못된 걸 고치는데 의의를 둬야지 무조건 세금 더 낸다고 반대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다"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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