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건수 2년 연속 세계 4위를 기록하며 지식재산권 강국임을 입증했지만 성장세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특허 21만여건을 출원했으며 상표와 디자인은 각각 15만여건, 6만5000여건으로 세계 7위,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실적은 우수하지만 성장세가 꺾이는 것은 고민거리다. 특히 특허출원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3년 평균 증가율 6.3%의 절반 수준이다. 더욱이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인 디자인 출원은 6만4000여건으로 전년(6만6940건) 대비 3.9% 감소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정부는 올해 지식재산권 관련 제도를 대거 정비할 예정이다. 특히 1인 발명가들의 초기 아이디어를 적극 보호하고 글로벌 추세에 맞춰 해외출원을 지원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많다.
■우선심사 늘려 지재권 조기보호
가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우선심사대상을 늘려 지식재산권을 조기에 보호한다는 점이다. 공모전에 나온 아이디어들이 지식재산권을 정당하게 보호받지 못한 사례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일명 '병아리 발명가'들의 의욕을 고취한다는 목적도 있다.
이에 따라 공모전에 나온 우수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할 때는 일반적인 특허 출원보다 심사결과를 빨리 받아볼 수 있는 우선 심사 신청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지재권의 취약분야로 지목돼온 디자인 출원 역시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선정한 우수디자인이 우선심사대상에 포함된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출원에 대해 심사착수 전 출원인과 심사관이 대면 면담을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심사를 도모하는 '예비심사'제도 대상을 '선행기술조사가 의뢰된 우선심사 출원'에서 '모든 우선심사 출원'으로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지재권 해외 권리화 지원도 기존에는 중소기업이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개인 등 예비 창업자에게도 제공된다.
■상표권 판단 기준 완화로 등록 거절 감소
닭강정으로 유명한 '꿀닭'은 점포수만 150개가 넘는 유명 브랜드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상표지만 2012년만 해도 상표권 등록 거절 판정을 받았다.
상품의 특징을 그대로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성질 표시' 항목에 위배된다는게 이유였다. 출원인은 불복했고 이후 심판원은 '꿀닭'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해 2년 만에 상표권을 낼 수 있었다. 수험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참고서 '누드 교과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욕설과 외설적인 표현을 상표에 담아서는 안된다는 규정에 따라 누드 교과서 역시 삼표 심사단계에서 거절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개정된 특허법에 따르면 향후 이런 사례로 상표권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는 출원되는 상표권의 25%가량이 거절 판정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상표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하고 변화된 사회 분위기에 맞춰 수용하기로 했다.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 관계자는 "인터넷 발달 등 시대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정서가 많이 바뀐 만큼 제도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면서 "과거엔 거절 판정을 받은 상표라고 해도 현재의 시각에선 기발하고 잘 만든 상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 특히 극성을 부리고 있는 상표권 침해도 예방책을 강화했다. 특허청은 해외지식재산권센터(IP-DESK)를 통해 현지 활동 중인 상표 브로커를 상시 모니터링해 관련 정보를 우리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국 등 아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상표가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수출상품 이름 붙이기 컨설팅 등도 올해 100개사를 대상으로 제공한다.
■원본증명제 등록비 3000원으로
출원인의 시간,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대 목표다. 개정특허법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영업비밀 원본증명제도(영업비밀이 담긴 전자문서 등록을 통해 영업비밀의 보유 사실을 증명)를 이용할 때 내는 등록비는 1만원에서 3000원으로 저렴해졌다. 형식 요건도 완화돼 국어뿐 아니라 영어로도 특허출원이 가능하고 연구노트나 논문으로도 출원할 수 있다.
또 오는 7월부터는 공지예외주장을 특허등록 전까지 할 수 있게 바뀐다. 기존에는 특허출원 당시에만 공지예외주장을 할 수 있었던 만큼 출원인으로서는 시간을 더 버는 셈이다. 분할출원 역시 7월부터는 특허등록 뒤에도 가능하도록 기간이 늘어난다.
심사관과 출원인의 소통을 늘리기 위한 제도도 중요한 부분이다. 공식심사 전 출원인과 심사관이 소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통지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정 방향을 제시하는 '보정안 리뷰' 제도도 도입된다. 이는 특허 출원이 거절되더라도 특정 부분을 보정해 다시 제출하면 된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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