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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강화' 지주사 전환 이슈 올해도 증시 달군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1 17:24

수정 2015.01.21 17:24

'경영권 승계·강화' 지주사 전환 이슈 올해도 증시 달군다

최근 알짜 중견업체가 지주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동부화재가 동부캐피탈 인수를 추진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고, 골프존은 지주사(가칭 골프존유원홀딩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대기업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데 이들이 굳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효율적인 경영권 강화 돌파구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는 이유는 지분율이 높지 않은 오너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영권 강화도구로 인식되서다.

최근 적잖은 중견업체 최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시점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는 데다 완화된 규제도 지주사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생명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동부화재를 동부캐피탈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금산분리와 순환출자 차단을 위해 비금융사 지분을 처분하고 계열사가 보유한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입해 왔다"며 "현재 동부화재가 보유한 비금융사 지분은 동부제철 보통주(4.17%)가 유일하며,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솔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제3의 창업'을 선언했다. 한솔제지는 지난 1일자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양사의 재상장 시점은 오는 26일이다. 투자회사의 사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업회사는 한솔제지라는 사명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골프존에 따르면 현 골프존의 기업분할을 통해 출범하게 될 순수지주회사의 사명은 '골프존유원홀딩스'로 최종 확정됐다. 또 인적분할(지주회사 0.83대 신설회사 0.17) 방식으로 스크린골프 사업부문을 떼내 '골프존'을 설립하고, 유통부문을 물적분할해 '골프존유통'을 신설한다. 오는 26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골프존은 3월 초 지주회사 체제가 공식 출범한다.

지분율이 높지 않은 최대주주 입장에선 손쉽게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지주회사의 매력이다.

특히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2, 3세로 경영권을 넘겨야 할 시기에 놓인 기업들은 경제민주화의 영향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하는 이유로 관측된다.

상장사 한 임원은 "세금부담이 많은 한국사회에서 가업을 잇는 게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며 "경제 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흥하고, 지주사 전환시 상대적으로 최대주주 지분 확보가 쉬워 기업들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 지주사 전환 이슈 부각

시장에서는 올 한해 주요 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이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가장 핫(뜨거운)한 이슈인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제일모직이 지난해 말 증시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지주회사 체제로의 이행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BoA메릴린치는 제일모직에 대해 "지주사 전환이나 용인부지 재평가, 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정상화 등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은 지주사 전환에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우선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15개다. 삼성 외에 아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곳도 많다. 현대자동차·롯데·한화 등이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B투자증권 오진원 연구원은 "올해 주요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된 중간금융지주 도입, 증손자회사 지분율 완화 논의 등 지주회사 규제 완화 방향성과 연말 예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몰로 인해 지배구조 개편 기대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 입장에선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업 자회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사업자회사의 주가가 오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알짜 자회사를 몰아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김동양 연구원은 "올해 규제환경 변화 가운데,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 증손회사 의무보유비율축소(100%→50%) 추진, 중간 금융지주회사 도입 가능성 등은 지주회사의 자체모멘텀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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