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제대로 된 '은행 혁신성평가' 기대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1.29 17:27

수정 2015.01.29 22:29

[기자수첩] 제대로 된 '은행 혁신성평가' 기대

"기업은행장께서 기술금융이라든가 핀테크에 앞장서고 계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많은 분도 이 여성은행장을 좀 본받으세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등 5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향해 공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가장 열심히 동참하고 있단 이유에서다.

실제 기업은행은 지난해 기술금융에서 대출규모로 1위를 차지했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되고 있는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은 총 2조2166억원의 실적으로 2위인 신한은행을 5000억원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렸다.

하지만 지난 28일 공개된 '은행 혁신성 평가'에서 대통령의 '특급 칭찬'을 받은 기업은행의 평과결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금융위는 설립목적 및 인센티브 미부여 등을 감안해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의 평가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기술금융, 보수적 금융관행개선, 사회적책임 이행 등 세 가지 지표로 구성됐던 이번 평가에서 핵심지표로 여겨졌던 기술금융 확산분야 지표(TECH)에서까지 기업은행이 빠진 것은 납득이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은행도 일반은행과 동등한 조건에서 기술금융 대출 영업 경쟁을 벌여왔으며, 이 같은 기술금융 평가를 기업은행 역시 다른 은행들과 같은 방식으로 직원 성과평가체계(KPI)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역시 그간 기술금융 실적 1위를 앞세운 홍보활동을 적극 펼쳐왔다.

업계에서 국책은행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로 보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정성적 부분이 포함된 기술금융 평가에서 대통령의 칭찬까지 받은 국책은행의 점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금융위가 평가에서 일반.지방.특수은행으로 그룹을 구분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실어준다.

은행의 규모, 설립목적 등을 고려해 세 그룹으로 나눠 평가를 진행하면서 법상 특수은행으로 구분되는 농.수협은행을 각각 일반.지방은행으로 구분했지만, 리테일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행만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은행 혁신성 평가 계획을 밝히며 기존 '양적'인 기준에 치중됐던 기술금융 평가를 '질적'인 부분까지 포함해 '제대로' 평가하겠다는 취지를 전했다.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혁신성 평가를 기대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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