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미래로 세계로~ KRX가 다시 뛴다] (3) IT인프라 수출 통해 '동남亞 파생상품 활성화' 이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2 17:16

수정 2015.02.02 22:03

글로벌 新시장 개척 나서야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먹거리를 찾기 위해 더 큰 시장인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거래소는 다양한 국가들과 인프라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해마다 경영평가를 받으면서 단기 사업에만 치중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다르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로 민영화의 날개를 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사업에 채찍을 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동남아 합작거래소 정상화 숙제

거래소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2개국에 합작 거래소를 설립했다.
지난 2011년 개장한 라오스 거래소에 122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으며 2012년 문을 연 캄보디아 거래소에는 900만달러를 출자해 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아울러 올해 연말을 목표로 추진중인 우즈베키스탄거래소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25% 지분을 취득키로 했다.

다만 문제는 거래소가 지분을 가진 두 곳의 해외 거래소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데 있다. 라오스 거래소에는 지난해 말 기업을 공개한 '라오스 석유(PTL)'을 포함 4개사가 상장돼 있다. 캄보디아 거래소에도 프놈펜 상수도공사와 최근 상장한 그랜드 트윈스 인터내셔널등 두개 회사만 거래되고 있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공공기관 지정'이 일정부분 걸림돌로 작용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소의 해외사업은 아직도 애물단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오스 거래소에서 지난 2011년 4억9000만원의 손실이 난 이후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12억4000만원, 12억8000만원 적자를 봤다. 캄보디아 거래소에서는 2012년부터 총 2억5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두개 거래소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국정감사에서는 매년 지적사항으로 제기돼 왔고 기존에 진출한 해외 사업을 정상 궤도에 앉히는 것이 거래소의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았다.

거래소는 정부 국책사업과 연계해 합작증시를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계획된 라오스 증시발전전략과 연계해 라오스 정부와 공동으로 국영기업의 상장에 나선다. 또 한국국제협력단(KOICA)가 발주한 캄보디아 증시지원사업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매출 3000억의 필수조건, 해외사업

올해 거래소는 개별기준 연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목표를 위해선 증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정보기술(IT) 사업 등 인프라 수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신흥 국가들이 파생상품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어 정보기술(IT) 인프라 수출 적기라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자체 개발한 매매시스템인 '엑스츄어 플러스(EXTURE+)'를 기반으로 IT 인프라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아제르바이잔 증시 종합패키지를 수주하면서 처음으로 이 시스템을 수출했다. 지분 투자 개념으로 참여한 캄보디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시장을 제외하면 종합시스템 수출은 베트남에 이어 두번째다.

아울러 이달 초 태국 증권거래위원회 시장감시시스템을 수주하면서 처음으로 현·선물 연계 시장감시시스템을 수출했다. 지난 2006년 말레이시아 거래소의 채권매매, 감리시스템 제공을 시작으로 필리핀, 태국 등에 시장감시, 청산결제 시스템 등을 수출하면서 지난해까지 총 700억원의 해외수주를 달성했다.

지난해 거래소는 인도네시아 상품·파생거래소와 IT시스템 구축, 공동연구 등과 관련한 MOU를 체결했다. 10월 열린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에서는 방글라데시, 케냐 거래소 등과 협의해 IT 시스템을 구축할 때 우선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이은 MOU가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지난 2011년 우즈베키스탄과 증시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뒤 세부사항을 확정짓기까지 3년이 걸렸다.


지난해 상반기 가동 예정이었던 베트남 거래소의 차세대 증권시스템 구축 사업도 예산 확보 문제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한 번 할 때마다 거래소 직원들이 그 나라를 수없이 방문하고 설득해야 해 어려운 사업"이라며 "베트남 사업 등 해외 사업에 대해 MOU만 맺고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는 표준화된 모델을 만들어서 수출해 보려 한다"며 "IT인프라 수출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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