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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헬스키트'로 모바일 헬스케어 주도.. 국내선 의료단체 반발에 '손놓고 구경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6 17:19

수정 2015.02.06 20:16

삼성도 美서 경쟁 나섰지만 국내선 서비스 추진 제자리
업계 "환경 조성 시급" 강조

미국내 일류 병원중 10곳 중 6군데는 애플의 헬스키트(사진) 시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들의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헬스케어 사업이 이미 미국내 주요 병원에서 일상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의사협회 등 기존 의료단체가 원격의료 같은 모바일 헬스케어 대한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엄격한 개인정보보호법 등 걸림돌이 많아 사실상 모바일 헬스케어 산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일 로이터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23개 일류 병원들 중 14개 병원이 애플 헬스키트 시험 프로그램을 사용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 헬스 키트로 원격의료 생태계 확장

지난해 공개된 애플의 헬스키트는 사용자들의 의료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들을 개발자들이 만들도록 디자인된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헬스 앱들은 여러 앱을 통해 수집된 환자 정보를 원격으로 의료진 및 병원에 보낸다.



애플은 "이(헬스케어) 프로그램의 목표는 의사들이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 질환들을 가진 환자들을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 병이 학화되기 전에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것. 병원은 이런 모니터링을 통해 반복되는 입원을 줄일 수 있고 경비를 절감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생태계를 선점한데 이어 헬스키트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생태계 선점에도 본격 나서 초기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헬스 앱은 오직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앱은 애플이 4월에 출시할 애플워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워치 사용자가 하루종일 기기를 착용하고 다니면서 헬스 앱이 전체적인 건강과 특정 의료 상태들을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 뉴올리언스에 있는 옥스너 메디컬 센터는 애플과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업체 에픽 시스템과 협업하고 있고, 이 기술을 사용해 고혈압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삼성도 미국선 모바일 헬스케어 나서

삼성과 구글도 이와 유사한서비스를 론칭해 애플과 경쟁중이다.

삼성은 현재 보스톤의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과 공동으로 모바일 헬스 기술을 개발중이고,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 샌프란시스코)의 메디컬 센터와도 협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선 이렇다할 서비스를 추진하지 않고 있다. 의료 관련 규제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선 아직 걸림돌 산재

지난해 SK텔레콤은 모바일 전자처방전 관련 사업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저장했다는 의심을 받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SK텔레콤이 병원의 전자처방전을 병원 주변 약국에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 정보를 불법적으로 저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것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병원이나 의사들이 원격의료나 모바일 헬스케어 도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개인정보보호 등의 법률은 기업이 환자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애플의 헬스키트 같은 사업은 꿈도 못 꾼다"며 "환자 정보 보호도 중요하지만, 기업이나 병원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일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애플이 순식간에 아이폰 생태계를 선점한 것을 생각하면 모바일 헬스케어 역시 애플이나 구글의 사업을 손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시기"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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