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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스타트업 육성 2년.. '창업정책' 성과 현실로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08 18:55

수정 2015.02.08 18:55

스타트업 해외진출 활발
255억 이상 투자 유치.. 벤처 1세대 멘토링 센터서 계약 52건 체결·76억 유치
지속적 창업,투자 위해선 우수한 인재양성 필수
판교 '창조경제밸리' 조성 서울 '창업캠퍼스'도 설치

정부, 스타트업 육성 2년.. '창업정책' 성과 현실로

#. 2008년 창업한 생명공학 전문기업 '아벨리노'. 라식수술 전 시행하는 각막이상증 검진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아벨리노는 해외 진출 자금이 고갈돼 애로를 겪던 중,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의 투자 컨설팅과 투자자 연계로 지난해 산은캐피탈 등으로부터 38억원의 투자를 유치받는데 성공했다. 아벨리노는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법인을 운영하며 잘나가는 벤처로 성장하고 있다.

'창조경제=창업경제'라고 해석될 만큼 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간 스타트업(신생벤처) 육성에 매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창조경제의 개념을 갖춰가는 초창기를 벗어나 부처가 만들어진지 2년차에는 실행계획의 구체화로 창업의 벽을 낮추고 초기 창업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가시화됐다.

특히 정부의 창업정책은 정부의 직접지원은 물론 민간기업의 창업지원, 과거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했던 1세대 선배들의 경험 전수 등 다양한 민간 활동과 결합하면서, 국내에 창업경제의 기틀을 새로 잡아가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창업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던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성과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다수다.

다만 창업환경 조성에 따른 지속성장 가능성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어 창업정책의 성과가 현실화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집권 3년차에 들어선 올해 창조경제의 중심이 산업간 융합으로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벤처·중소기업 육성 등 창업생태계 조성 예산은 갈수록 늘어나는 등 창업환경 조성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스타트업, 해외진출 활발

8일 미래부에 따르면 미래부 산하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는 스타트업들에게 지난해 한해에만 31건의 직접적인 지원으로 255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목표 아래 센터는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에게 법률, 특허, 회계, 마케팅, 통번역, 투자유치 등 총 1854건의 상담과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로써 11건의 해외 법인설립과 31건의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 직접투자 금액만 255억원이다.

센터에서 기업설명회(IR) 교육과 투자조건 검토, 벤처캐피탈(VC) 연결 등의 투자 컨설팅을 진행해 스타트업의 자금 유치를 직접 알선한 것이다.

스타트업이 엔젤투자자를 비롯한 VC 등과 직접 투자를 협의한 뒤 이후 투자와 관련된 센터의 재무 실사 지원과 계약서 검토 등 회계, 법률 서비스가 활용된 간접 성과까지 거친 것을 포함하면 투자유치 금액은 550억원을 넘어선다. 해당 기간 해외 사업계약 또는 제휴를 체결한 건수는 54건, 해외 특허출원도 91건으로 성과를 도출했다.

이같은 성과 아래 앞서 소개된 '아벨리노' 외에도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기업 ASD코리아도 대표적인 성과사례다.

지난 2013년 국내에서 창업한 ASD코리아는 센터의 법률, 특허, 투자유치 컨설팅을 받아 투자유치 계약과 동시에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재 ASD코리아는 국내 법인 외에도 러시아와 미국에도 법인을 세운 상태다.

미래부 강도현 정보통신방송기반과장은 "올해는 글로벌 K-스타트업,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등과 연계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해외 진출 전문 컨설팅에 현지 법인을 활용해 컨설팅 지원방식을 전문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벤처1세대 노하우, 창업의 밑거름 되다

미래부는 벤처1세대의 값진 경험과 노하우가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창업 위험 요소를 줄이고 성공의 확률을 높이고자 지난 2013년 9월 벤처1세대멘토링센터를 개소했다. 14명의 상근 멘토로 출발한 센터는 지난해 25명의 멘토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44개 스타트업에 745건, 44개 대학창업동아리에는 455건 등의 멘토링 서비스로 총 58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3건과 76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52건의 사업계약이란 성과를 기록했다.

동영상 큐레이션 서비스를 공급하는 '몬캐스트'는 2013년 창업했지만 센터의 멘토링으로 회사 가치평가를 통해 주식 및 현금 계상 후 40억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창업한 모바일 타겟팅 광고 플랫폼 '온누리DMC'는 창업초기 상태에서 멘토링을 받아 마케팅 및 사업계획을 구체화시켜 회사 가치를 12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보광창업투자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3D 프린터 개발 제작업체 '포머스팜'의 경우, 사업 경험이 전무한 창업자에게 전담멘토가 붙어 결국 대규모 유통업체와 6억원 상당의 3D 프린터 납품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지원은 계속된다

그동안의 가시적 성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인재양성으로 지속적인 창업과 투자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역동적 기업생태계를 구현하고자 기술창업과 성장을 지원, 스타트업 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미래부는 일단 경기도 판교지역에 게임산업 중심의 '창조경제밸리'를 조성하고 서울 강남에는 창업자.엔젤투자자 등이 모이는 하이테크 창업캠퍼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이 밀집된 판교에 창업과 정보통신기술(ICT)혁신 인프라를 구축, 게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혁신적인 창작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판교의 경우 이미 우수한 인력을 확보했고 시장 접근성도 높아 M&A 등 스타트업 육성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판교의 우수한 게임 인프라를 활용해 창업 지원 기능이 연계되면 혁신적 게임 콘텐츠 개발로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미래부의 계산이다.


아울러 서울 강남 역삼동 일대에는 고급 기술창업자 5000명 양성을 위한 하이테크 창업캠퍼스가 구축된다. 오는 2017년까지 엔젤투자사와 창업팀 등 총 160개팀이 공동입주한 1만㎡ 규모의 하이테크 창업캠퍼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기회형 창업 비중은 20%대 초반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민간 스타트업 투자자들과 협력해 실리콘밸리식 네트워킹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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