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후보자가 사석에서 기자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녹취 파일을 청문회장에서 트는 문제를 놓고 여야 공방이 거세져 정회가 선언되는 등 '녹취파일 공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 후보자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적절치 못한 처신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관련 언론인과 언론 전반에 걸쳐서 사죄 말씀과 함께 통렬한 반성을 하고 있다"면서 '언론 외압설'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어 "제 평소의 언론관에 관계없이 불찰과 부덕의 소치, 그리고 부주의로 국민 여러분과 또 언론사에 심려를 끼치고 문제를 일으킨 데 대해 대오각성하고 있다"면서 "편한 자리에서 평소 친한 기자들과 했다고 해도 제 처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유감을 표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평소 '언론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언론'을 선택한다면 '정부 없는 언론'을 선택한다는 언론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김영란법에서도 혹시 법적 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돼서 언론의 자유나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면 안 되기 때문에 원내대표 시절 국회의원 입장에서 유일하게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의 거듭된 사과에도 '언론관'은 끊임 없이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는 계속되는 야당 청문위원들의 날선 공격에 "며칠 간 잠을 못 자서 기억이 혼미하다"고 답하는 등 무난한 청문회를 예상했던 이 후보자는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야당 청문위원들은 이 총리 후보자의 언론 외압 의혹과 관련한 음성파일을 청문회장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유성엽 의원은 "음성을 틀어줘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싶어서 요구했는데 새누리당이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나 상임위에서나 협의 대상이 돼 있지만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제재를 받은 적은 없다"며 "총리 후보에 대한 청문회인데 그 부분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후보자를 위해서라도 그 쪽이 좋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측은 음성을 트는 것은 여야 간사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청문보고서에도 명시돼 있다고 맞섰다. 또 지금까지 밝혀진 자료만으로도 후보의 언론관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반대의사를 피력했다.
언론의 보도윤리 문제도 쟁점이 됐다.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언론의 중립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정치개입"이라면서 비밀리에 녹취한 파일을 국회에서 공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문회 진행 중에도 이 후보자가 기자와의 오찬 자리에서 했던 발언에 대한 진실공방이 계속되자 새정치연합 측은 "지금이라도 이 자리에서 틀자"고 주장했고 이 후보자는 확인을 하겠다며 "내게 나중에 따로 들려 달라"고 무마하기도 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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