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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택시, 노력하는 만큼 사랑 받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2 16:23

수정 2015.02.22 16:23

[차관칼럼] 택시, 노력하는 만큼 사랑 받는다

새벽 1시, 서울 강남역 앞. 오랜만에 친구와 한잔 하느라 시간이 늦어지는 줄 몰랐다. 지하철과 버스는 이미 끊겨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다.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택시 한 대가 다가왔지만 옥수까지 간다는 대답을 듣자마자 그대로 가버린다. 30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택시를 잡아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 국토교통부 어느 직원의 이야기다. 이는 밤늦게 귀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같은 승차거부를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지난 2013년 8월 우버가 한국에서 택시서비스를 개시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고급 렌터카나 자가용 자동차를 승객과 연결해 주는 우버 서비스는 승차거부가 없고 요금결제가 간편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우버 서비스는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처리 문제, 종사자 신원확인 등 어려움이 많다. 뿐만 아니라 자가용 자동차나 임차한 자동차로 승객을 태우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불법행위다. 이 때문에 최근 검찰이 우버 대표를 기소해 사법당국의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우버는 서비스 자체가 불법행위인 것과는 별개로 그동안 택시업계가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약점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줬다. 우버는 우선 승차거부가 없고, 친절한 기사 서비스로 짧은 시간 안에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또 고급 렌터카를 이용한 우버블랙은 요금을 더 지불하더라도 고급택시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수요계층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반면 택시는 승차거부, 웃돈 요구나 카드결제 거부 등 불법행위가 자주 발생해 이용을 꺼리도록 만들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택시업계를 비난하며 서비스를 개선하고 다양화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택시가 서비스 측면에서 발전하지 못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택시 과잉공급이 심각하다. 전국 택시 대수는 25만여대로 적정 공급대수인 20만여대보다 5만대 이상 많다. 이에 더해 대중교통 발달은 택시수요를 점점 감소하게 만들었고, 소득이 줄게 된 택시 종사자가 장거리 승객을 선호하도록 만들었다.

획일적인 서비스도 문제다. 승객이 친절한 택시를 골라서 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택시기사로서는 서비스를 차별화할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불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없었다. 기존의 처벌로는 상습위반자를 퇴출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선의의 택시기사까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택시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택시 적정공급량을 산출하고 과잉공급을 해소해 택시 종사자 소득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또 승차거부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고 부당요금, 카드결제 거부, 합승에 대해 과태료 처벌을 강화해 상습위반자를 업계에서 퇴출시키도록 했다. 택시 외부표시 의무 등 고급택시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하고 승합차를 관광택시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서비스 다양화를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택시업계도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최근 택시업계를 둘러싼 환경변화는 우호적이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정보기술(IT)의 발달은 보다 손쉽게 택시와 승객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택시업계에 택시산업의 발전 및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다. 서비스 개선은 거창한 구호가 아닌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승차거부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친절한 인사, 깨끗한 복장 착용과 같은 작은 변화도 승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택시업계의 노력이 정부의 정책, 환경변화와 조화를 이뤄 서비스가 향상된다면 우리나라 택시는 한 단계 진일보한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택시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