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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사 '앱 장터 사용료'에 허리 휜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4 17:29

수정 2015.02.24 22:00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익은 370억·장터 사용료는 420억
장사해도 남는 게 없어… 신규게임 개발도 여의치 않아
구글 '수수료 90%' 독식… 쏠림 심화에 우려 목소리

국내 주요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구글이나 카카오톡 같은 애플리케이션 장터(앱 마켓) 사용료로 지불한 금액이 영업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해서 번 돈보다 시장 사용료로 내는 돈이 더 많은 셈이다.

결국 장사를 해도 남기기는커녕 시장 사용료를 낸 뒤 남는 돈이 없으니 신규 게임 개발비나 인건비 등에는 투자할 여력이 없다.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지나치게 높은 장터 수수료가 국산 게임의 품질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재주는 게임사가 부리고 돈은 구글이 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테인먼트와 데브시스터즈, 파티게임즈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지난해 상반기 및 3·4분기까지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급한 비용이 42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의 해당기간 영업이익 규모는 370억원 수준에 그쳐 플랫폼 수수료가 이익 규모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게임업체들이 지급하는 플랫폼 수수료의 90%는 구글의 몫인 것으로 나타나 구글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플랫폼 수수료가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N엔터의 지난해 9월까지 누적 플랫폼 사용료는 264억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누적 영업이익은 88억원. 결국 장사해서 번 돈보다 플랫폼 수수료가 더 많았던 셈이다.

파티게임즈 또한 지난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규모는 14억5700만원이었는데, 플랫폼 수수료 규모는 46억8479만원에 달했다.

그나마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규모가 264억원이었는데, 플랫폼 수수료 지급 비용은 128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절반을 수수료로 냈다. 모바일 게임 업체 가운데 가장 양호한 사례다.

■게임업계 "장터 사용료에 허리 휜다"

게임사들은 "게임을 개발해 매출이 늘어나도 최대 매출의 60%는 각 플랫폼들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해 부담이 크다"고 성토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모바일 게임 특성상 수수료는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점차 게임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플랫폼별 경쟁구도는 변하지 않아 게임사들도 매출에서 수수료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쏠림 심화

개별 게임사들이 구글에 지급하는 플랫폼 수수료는 국내 플랫폼의 최대 10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 상위 매출을 기록하는 게임사들만 해도 개별로 매달 약 7억~15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구글에 지급했으나 국내 플랫폼에는 많아야 1억원대 수준의 수수료만 지급된 것이다.

구글의 국내 매출 규모만 1조원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일부 게임사들의 구체적인 플랫폼 수수료 납부 규모가 가시화돼 구글의 수수료 수입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는 지난해 상반기 플랫폼 사용으로 구글에 지급한 수수료 규모가 87억1800만원으로 T스토어 등 국내 앱스토어에 지급한 수수료 8억7300만원 대비 약 10배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달 최저 10억원대 수준에서 최대 17억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구글에 납부했고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다음카카오에도 매달 9억~11억원 규모의 수수료를 지급해 왔다.

파티게임즈는 같은 기간 구글에 22억3100만원의 수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플랫폼에는 해당 기간 3억4600만원 규모의 수수료를 내는 데 그쳤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상반기 구글에 70억원 이상을 수수료로 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 각각 42억원대, 27억원대 규모의 수수료를 지급했으나 많은 유저들이 이용했던 전년도 3·4분기와 4·4분기에는 54억원대, 64억원대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구글이 각 게임사에게 매달 10억원대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의미있는 매출을 기록하는 20개 국내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추산해도 연간 모바일 게임에서만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거둔다는 분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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