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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 부양효과 '글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2.26 17:46

수정 2015.02.26 17:46

거래소, 증시 활성화 시책, 고가 우량주 액면분할 추진
美기업 분할후 주가 시큰둥 업계 "굳이 실시 이유 없어"

액면분할 부양효과 '글쎄'

최근 한국거래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고가 우량주의 액면분할을 추진중인 가운데 이를 반박하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액면분할의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고 주가 프리미엄을 포기해야 하는 데다 일부 기업의 경우 상속 문제가 발생하는 등 기업 입장에서 실시 유인이 낮다는 지적이다.

■美 기업액면분할 후 주가 시큰둥

26일 SK증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다우존스 구성종목 가운데 액면분할 실시 1년후 주가가 다우존스 지수 상승률을 상회한 확률은 44.6%에 머물렀다. 56개의 액면분할 사례 가운데 25개만이 다우존스 지수 상승률을 넘어섰을 뿐 31개 기업은 이를 밑돌았다.

김동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액면 분할 이후 다우존스 산업 지수와 액면 분할 기업의 주가를 분석해 보면 액면 분할 1년 후 해당 기업이 다우존스 지수를 아웃퍼폼(특정 주식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큰 것)할 확률은 44.6%였다"면서 "섹터별로 나눠보면 통신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성과는 같은 시기 다우 지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거래소가 액면분할의 필요성으로 내세웠던 주가 부양 효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거래소는 개인투자자 등 신규수요에 의한 유동성 증대로 액면분할 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액면가가 높은 주식들의 분할을 통해 소액투자자들의 우량주에 대한 접근성이 커지고 거래량이 증가해 증시가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세웠던게 지난해 애플의 7:1 액면분할 이후 주가 상승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애플과 같은 액면분할 성공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주가 프리미엄, 상속 문제도

여기에 액면분할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되고 있다. 단순히 주식의 액면가를 분할한다고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매량이 적어서 발생하는 주가 프리미엄을 포기할 만큼 액면분할 유인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오히려 주가가 올라가 버리면 상속 문제가 복잡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초 보유지분은 같지만 향후 거래량 증가로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같은데 단순히 액면가를 낮춘다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게 사실"이라면서 "기업입장에서도 굳이 현재의 주가를 흔들면서까지 액면분할을 실시할 유인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액면분할 주총 결의 기업 없나

현재 거래소는 액면분할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오는 6월 한국판 다우지수를 도입하고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중이다. 액면분할은 정관변경을 위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정기주총에서 안건으로 상정돼야 한다.
그러나 기업들이 정기주총 일정 및 안건을 공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액면분할을 안건으로 올린 기업은 한국특수형강과 백광소재 등 2개사에 불과하다.

이 역시 액면분할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거래소가 발표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거래소 주최로 진행된 상장법인 공시책임자 대상 조찬간담회에서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상장사 최소 2곳이 액면분할을 결정했고 2~3곳은 긍정적인 관점에서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면서 "정기주총에서 액면분할을 결의하는 상장사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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