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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재테크도 발품과 노력이다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1 17:17

수정 2015.03.01 17:17

[차장칼럼] 재테크도 발품과 노력이다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워런 버핏은 지난달 28일 자기 소유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앞으로 투자로 돈 벌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날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수익은 한 해 전보다 83억달러나 감소했다. 회사 측은 투자수익 감소 탓이 크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갈수록 돈 굴리기가 예년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다.

비단 유명한 투자자산가나 금융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요즘처럼 돈 굴리기 어려울 때가 있었을까 싶다. 최근 은행 예금금리는 1%대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까지 따지면 사실상 마이너스금리 시대다. 이제 저축으로 금융자산을 불리는 재테크가 힘들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투자하고 싶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사두면 척척 오르던 부동산시장 호황은 옛말이 됐다. 주식이나 채권, 펀드는 여전히 어렵고 복잡하기만 하다. 분명 주위에는 재테크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손해만 보기 십상이다.

돈은 굴려야 하는데 굴릴 데는 없고, 마음은 급한데 머리는 복잡하다. 재테크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우울증'이라는 말까지 나올 지경이다.

이번 설 명절에도 모처럼 만난 고향 친구들의 관심사는 하나같이 재테크였다.

"누구는 이번에 주식으로 대박이 났다는데 투자할 만한 좋은 주식 없느냐" "혹시 작전주 아는 것 없느냐" 등등.

이리저리 귀동냥으로 들은 설익은 지식으로 대화에 열을 올려봤지만 누구 하나 속시원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위험하게 투자해서 원금 까먹느니 아끼고 한 푼이라도 덜 쓰면 그게 남는 거다"라는 한 친구의 얘기를 끝으로 재테크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끼기만 해서 잘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가는 치솟고 이리저리 들어갈 돈은 많은데 버는 돈은 정해져 있으니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람들이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것 아닐까. 재테크도 큰 욕심 없이 열심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발품을 팔다 보면 연말 보너스 정도의 돈은 벌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본인이 도저히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들의 투자방법을 따라해 보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한 대형증권사 대표는 "저금리 기조에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재테크 대세'로 떠오르면서 지수에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우량 종목에 투자를 했더니 은행 이자보다는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면서 "예전처럼 수십배, 수백배씩 뛰는 종목을 찾기는 어렵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알짜 주식 종목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마침 본지도 오는 5일 재테크에 어려움을 겪는 초보 투자자를 위해 '펀드마을'이라는 세미나를 연다. 행사의 주제는 '재테크, 미생에서 완생으로'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길을 잃은 많은 투자자들에게 이번 행사가 미생의 알을 깨고 완생으로 나가는 재테크를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증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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