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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워(Wi-Power)' 무선충전 시대 열린다

김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4 11:28

수정 2015.03.04 11:28

출처=전기부품연구원
출처=전기부품연구원

#. 스타벅스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에 위치한 매장에 무선 충전기를 포함한 테이블을 설치했다. 무선 충전기를 도입한 테이블을 보면 바닥에 둥근 형태로 충전 자리가 있고 이곳에 스마트폰을 놔두면 충전이 된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휴대용 배터리 충전도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향후 무선 충전 시스템을 미국 전체 매장에 설치할 예정이며 유럽과 아시아 매장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근 미래에는 와이파이(Wi-Fi)처럼 일정한 공간 내에선 자유롭게 선없이 충전되는 '와이파워'(Wi-Power)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 및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대중화로 개인소비 전력량 증가에 따라 유선보다 자유롭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 요구 늘고 있으며 2020년에는 글로벌 무선충전 시장이 137억8000만달러(약 1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운의 발명가의 상상이 100년만에 현실로

크로아티아 출신 물리학자 니콜라 테슬라는 100여년 전인 1890년경 에 무선전력공급을 시도했으나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본격적인 확산과 함께 무선충전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파이크 리서치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15.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전자 제조사들은 무선 충전기술개발에열을 올리고 있으며, 관련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며칠전 삼성전자는 MWC2015에서 공개한 갤럭시S6가 무선충전기능을 선보이면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이제 갤럭시S6나 갤럭시S6 엣지 사용자라면 무선충전 커버와 같은 거추장스런 액세서리 필요없이 패드 위에만 올려놓으면 자동 충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삼성전자 뿐 아니라 전자 제조사들이 무선충전기술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배터리'가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PC 등 모바일 기기의 성능은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배터리의 발전 속도가 매우 더딘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보면 배터리 용량은 2010년 1500㎃h(밀리암페어)에서 2012년 2100㎃h로 약 40% 늘어났으며, 아이폰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20㎃h가 늘었을 뿐이다.

■유도냐 공진이냐 표준화 경쟁 심화 가열

무선충전 시장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술 표준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세계 시장은 전자기유도 방식을 앞세운 WPC·PMA와 자기공명 방식을 밀고 있는 A4WP(Alliance for Wireless Power) 두 진영으로 나뉘어 경쟁 중이다.

WPC는 2008년 12월 발족한 민간 표준단체로 2010년 회원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치(Qi)' 표준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Qi 인증을 받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업계 처음 상용화를 이루게 된다. 현재는 5W뿐만 아니라 15W 표준까지 내놓은 상태다. 회원사는 2014년 3월까지 206개사가 가입돼 있다.

현재 스펙이 완성돼 실제 양산까지 이뤄지고 있는 무선충전방식은 WPC의 자기유도방식밖에 없어 시장에서는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갤럭시 S6도 자기유도방식을 선택했다.

자기공명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한 'A4WP'가 있다. 2012년 설립된 A4WP는 삼성전자, 퀄컴을 중심으로 80여 회원사가 있으며 아직까지 A4WP는 인증 방식도 확정되지 않았고 기술 규격도 정립 중이다. 무선전력 전송 분야 선구자로 불리는 와이트리시티가 가진 기술을 응용해 상반기에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PMA와 A4WP 진영이 손을 잡으면서 WPC 진영을 견제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WPC점유율이 크다보니 복합형 자기유도-공진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자기방식이 안전하고 효율성이 높지만 전송거리가 짧다는 점 등의 문제로 인해 궁극적으로 공진방식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공진방식의 경우 우선 자기장의 유해성 여부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고, 충전 효율을 70% 정도로 끌어올려야 하는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확장되는데 무선전력전송이 키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웨어러블 제품은 스마트폰보다 베터리가 작고 전력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얼마나 빨리 충전되고 편하게 충전할 수 있느냐가 보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자부품연구원 임용석 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시대가 열리면 센서에 유선으로 전력을 넣는 것은 파급효과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며 "공중의 에너지를 잡아내는 것처럼 원격으로 전력으로 공급하하는 것을 준비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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