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나의 꿈, 무대에 오르다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4 16:40

수정 2015.03.04 17:29

대형 공연장 문화예술아카데미의 진화… 체험형 강의 늘려 예술가지망생·청소년들에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충무아트홀 뮤지컬아카데미 창작 뮤지컬중 우수작품 뽑아 실제 공연 작품으로 선보여
학생들에겐 꿈 실현하는 기회 공연장 인재발굴에도 도움
지난달 25일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 우수작으로 선정된 창작뮤지컬 '엉클 톰스 케빈'을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낭독공연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 우수작으로 선정된 창작뮤지컬 '엉클 톰스 케빈'을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낭독공연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여우리씨(32)는 지난달 25일 생애 처음 작곡한 뮤지컬 '엉클 톰스 케빈(Uncle Tom's Kevin)'을 충무아트홀 무대에 올렸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수강한 충무아트홀 뮤지컬전문아카데미의 결과물이었다. 이날 발표한 10개의 작품 가운데 그의 곡은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뮤지컬 작곡가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을 전공했지만 여전히 막연하기만 했던 그는 이번 기회로 자신의 꿈에 한걸음 가까워졌다.


국내 대형 공연장들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아카데미가 진화하고 있다. 강의실을 박차고 나와 실제 무대 위에서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형태가 늘고 있는 추세다. 공연을 기획하고, 음악을 작곡하고, 무대를 직접 설치한다. 난생 처음 해금과 가야금을 연주하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 함께 연주회를 가진다.

아카데미 기획자들은 "실제 무대에 서는 것 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 말한다. 세종문화회관 임연숙 문화예술교육팀장은 "예술은 이제 단순히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참여형 아카데미를 통해 공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스스로의 만족감과 자존감, 잊혀진 감성을 되찾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나의 꿈, 무대에 오르다


■직접 만든 무대에 선다

충무아트홀은 오는 7월까지 '뮤지컬 전문 아카데미'를 연다. 최근 1기 수료자를 배출한 아카데미는 이달 시작되는 2기 과정부터는 기존 창작과정을 입문, 전문, 심화 과정으로 세분화하고 공연 프로듀서, 매니지먼트 과정과 안무 과정, 배우 과정을 신설해 총 6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충무아트홀은 이 강의를 위해 소극장 블루를 적극 개방하고 현재 활동 중인 기획자, 배우, 안무가와 협업 기회를 제공해 인맥과 경험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 전 과정 우수 수강생에게는 인턴 기회도 제공한다. 20일 개강.

예술의전당은 '공연 기획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공연예술기획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오는 4월부터 연말까지 8개월간 이뤄지는 장기 교육 과정이다. 올해 3기째인 이번 아카데미는 총 30회 동안 각 장르별 기획자가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례 중심 강의와 예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명사 특강을 통해 공연 기획자로 예술가들을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특히 총 7번 실무 현장에 투입돼 공연 기획부터 실제 무대, 조명, 음향 설치까지 각 영역에 대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 김병석 CJ E&M 공연부문 대표 등이 멘토 겸 강사로 참여한다. 4월 19일 개강,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이러한 아카데미는 참여자들에게는 꿈을 키우는 기회를, 공연장에는 수준 있는 인력 양성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

충무아트홀 김은숙 문화사업부장은 "졸업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발표회도 지속적으로 가지면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게 된다"며 "가능성과 실력이 있는 수강자들은 충무아트홀 작품 개발에도 참여하게 해 새로운 인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악 꿈나무 키워낸다

국립국악원은 어린이 국악교실 '푸르미르'와 가족,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악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푸르미르'는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노래, 춤, 장단 등 기본기를 익히고 국악극을 직접 만들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초등학교 2~6학년생을 대상으로 오는 13일까지 모집한다. 4월 개강,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가족 국악강좌'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장구와 가야금, 해금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10주간 교육하며 마지막에는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서 발표회를 가진다. 21일 개강, 매주 토요일 오후 1시30분. '외국인 국악강좌'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가야금, 해금, 장구 등을 가르친다. 강의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며 11주간 강의가 끝나면 역시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준다. 7일 개강,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국립극장에서는 국내 유일의 청소년을 위한 창극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이자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최고의 소리꾼 안숙선 명창이 직접 가르친다. 창작 판소리 '사천가'와 '억척가'를 연출해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남인우 연출도 함께한다. 판소리와 창극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3~5월 입문반을 진행하고 이 가운데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이 8~11월 심화 교육을 받게 된다. 수료생들은 고(古)수필 '규중칠우쟁론기'를 바탕으로 한 동화 '아씨방 일곱동무'를 창극으로 만들어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무대에서 공연하게 된다.
14일 개강, 매주 토요일 오전 9시30분.

세종문화회관도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해금, 장구 클래스 '세종국악앙상블'을 운영한다. 해금 입문에서부터 심화 과정까지 실력에 알맞은 클래스를 배정해 12회에 걸쳐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주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에는 해금과 장구가 어우러지는 합주 연주와 연주 발표회를 가진다. 19일 개강,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seilee@fnnews.com 이세경 이다해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