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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ICT 업체의 영토확장 전쟁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5 17:30

수정 2015.03.05 22:09

[기자수첩] 글로벌 ICT 업체의 영토확장 전쟁

올해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년이 된다. 사실 인류의 역사는 끊임없는 영토확장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벌여온 모든 전쟁 결과는 영토를 얼마나 확장했는가 하는 결과로 승패가 갈린다.

2015년, 과거와는 다른 개념의 영토확장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실질적인 국경의 의미가 무색해진 현재, 전 세계는 자국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확장시키기 위한 영토 싸움에 돌입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ICT 시장에서의 싸움은 앞선 기술력만 확보하면 그만이었다.

때문에 철통보안이 생명이었다.

경쟁상대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만들어 발표하면 뒤쫓아오는 동안엔 독점력을 유지하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자고 깨면 우리를 뒤쫓던 중국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와 있고, 저만치 앞서 가는 것처럼 보이던 일본과 미국도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내려왔다. 철통보안만 외치며 앞선 기술력만 좇다간 언제 뒤처질지 모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ICT 업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영토확장의 방법은 "우리의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해달라"며 마당을 개방하고, 마당의 사용자를 늘리는 일뿐이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 힘이 생기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ICT 선두주자들의 잇따른 플랫폼 개방정책에서 '여유'가 아닌 '절박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우리에게 친근한 예로, 일명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여타 모바일 메신저들과 달리 유별난 기술력을 가지고 우리를 유혹한 건 아니다.

기술력은 그야말로 오십보 백보였다. 다만 얼마나 먼저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었는지가 성공 여부를 판가름했다. 이 같은 성공전략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ICT 업체들에 적용된다.



2020년에는 약 2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갈지 여부는 올해 내지는 내년 안에 판가름 날 것이다. 벌써부터 글로벌 ICT 공룡으로 불리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수의 기업들은 운영체제(OS)를 공개하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등 개방형 정책을 펼쳐온 지 오래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초 IoT 플랫폼 개방정책을 펼치며 세계 ICT 대전에 참가할 의지를 확고히 내비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전쟁에서 큰 성과를 얻어낼 수 있길 응원해본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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