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리퍼트 美대사 피습 파장] 리퍼트 대사 "같이 갑시다" 트윗에 응원 댓글 쏟아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6 17:48

수정 2015.03.06 20:26

평소 SNS 소통 즐기며 남다른 한국사랑 표해

"저는 잘 있고 괜찮습니다. 한·미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겁니다. 같이 갑시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오후 4시35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내)로빈과 (아들)세준이, (애견)그릭스비와 저는 (한국인들의)지지에 깊이 감동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위터와 블로그로 일상을 공유하면서 한국인들과 허물없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에 큰 애착을 보여온 그의 평소 면모가 이날도 드러난 것이다. 한국어 공부에도 열의를 보여온 그는 이날 트윗에서도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해당 트윗은 4600여명이 리트윗(퍼가기)을 하고 2400여명이 즐겨찾기를 하는 등 큰 반응을 얻었다.

또 리퍼트 대사에게 가해자 김기종씨를 대신해 사과하는 글과 쾌유를 기원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엘시'라는 ID를 쓰는 한 네티즌은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합니다"라며 리퍼트 대사의 글에 화답했다. 네티즌 '카자미군'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을 정말 좋아합니다. 소수의 극단주의자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대사님께 테러를 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당신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ID '카라차'는 "쾌유를 빕니다. 남은 임기 동안 한국에서 좋은 일 많으셔서 나쁜 기억 털어내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적었고, "대사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빨리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걱정했습니다" "대인배 세준 아빠 파이팅!" "대사님 정말 죄송합니다" 등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네티즌들이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보인 데는 사건의 경중을 떠나 리퍼트 대사가 평소에도 SNS 소통을 즐겨하며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의 이미지를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해 11월 '리퍼트 가족의 한국이야기(The Lipperts in Korea)'라는 블로그(lippertsinkorea.blogspot.com)를 개설하고 이곳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한국 생활을 소개해왔다.

특히 애견 그릭스비도 그의 '소통 행보'에 톡톡히 한몫을 했다. 블로그와 트위터에는 그릭스비를 쓰다듬는 서울 시민들의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와 있다. 리퍼트 대사는 "그릭스비는 정말 훌륭한 외교관"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릭스비에게 별도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달라는 이들의 요청에 그는 그릭스비의 트위터 계정까지 만들어 운영해왔다.

물론 리퍼트 대사도 이번 피습사건으로 인해 예전처럼 자유롭게 횟집과 야구장을 드나들고 광화문 등 서울 중심가를 산책하는 모습을 선보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SNS 소통을 이어가는 등 기존의 엄숙하고 딱딱한 외교사절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특히 리퍼트 대사는 앞서 사건이 발생한 조찬 자리에서 동석자들에게 "둘째 아이도 한국에서 낳고 싶다"는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1월 한국에서 태어난 자신의 첫째 아들 이름에 '세준'을 넣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네티즌들은 리퍼트 대사의 한국 사랑이 변치 않길 바라고 있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자신을 걱정하는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을 오히려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세브란스병원 윤도흠 원장은 "오전 회진 때 리퍼트 대사가 한국어로 '신경을 써준 의료진과 한국인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며 "방송이나 트위터를 보면서 한국민들이 걱정해준 데 대해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수술 후 오전 3시께 잠들어 4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했음에도 주치의에게 '달콤하게 잘 잤다'고 표현했다는 전언이다.

각계각층 인사들의 병문안에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의 명함을 보고 한국어로 '정 총장님'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팔 부위 통증은 괜찮으냐는 질문에는 "참을 만하다"고 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