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간암 전단계인 '간경변증' 조기 진단법 발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3.09 15:43

수정 2015.03.09 15:43

김승업 교수
김승업 교수

간암의 가장 중요한 전단계인 간경변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고안됐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한광협·김승업·김미나'교수팀(소화기내과)은 기존 검사에서는 간경변증으로 진단되지 않은 만성 B형 간염환자들을 간의 경화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 검사를 통해 '잠재적 간경변증'환자를 분류하는 동시에, 이들 환자 군에서 장기적으로 간암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2006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만성 B형 간염으로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받는 환자 중 복부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간경변증이 확인되지 않는 2876명 전원에게'간의 경화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 스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연구진이 설정한 간 경화도 수치가 13점이 넘어 '잠재적 간경변증'군으로 분류되는 만성 B형 간염환자가 285명(전체 조사환자군의 10%)을 찾았다. 검사결과를 토대로 연구진은 잠재적 간경변증으로 분류된 환자군과 남은 2591명의 만성 B형 간염환자 조사군에 대해 평균 4년여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의 5년 간암발병률인 5.2%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적 간경변증이 없는 만성 B형 간염환자의 1.8%보다 높았다.


또한 2876명의 전체 환자 군을 항바이러스제 치료 여부에 따른 간암 발병위험도를 살펴 본 연구에서도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이 3.3배, '항바이러스를 치료를 받지 않은 잠재적 간경변증 환자군'이 4.7배의 비율로 그 반대의 잠재적 간경변증이 없는 만성 B형 간염 환자군에 비해 각각 높았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잠재적 간경변증이 간암 발병위험도를 높이는 독립변수로 작용함을 얻어냈다.


김승업 교수는 "국내 간암환자의 74% 이상이 B형 간염환자인 점을 고려할 때, 간암의 전단계인 간경변증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 간염 환자의 30~40%가 간경변증으로 악화되고 다시 간경변증 환자의 5% 이상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을 분류하는 기준을 재정립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해 만성 간염환자의 간경병증 조기진단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간 분야 권위지인 미국 간학회지(Hepatology IF=11.19) 최근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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